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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제주도 멸종위기 조류, 캐릭터로 되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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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버디프렌즈' 5종 개발 박설희 아시아홀딩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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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희 더플래닛 대표/사진제공=아시아홀딩스


“뉴질랜드에서 기념품으로 키위(새) 인형을 사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제주에는 돌하르방 외에 제대로 된 캐릭터나 기념품이 없더라고요. 아쉽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2012년 캠퍼트리호텔 개발사업을 하면서 환경단체를 통해 팔색조를 알게 됐는데 너무 아름다워 한눈에 반했고 캐릭터를 만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박설희 아시아홀딩스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팔색조 같은 멸종위기종 새들로 ‘버디프렌즈’라는 캐릭터를 만들게 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홀딩스는 박 대표가 캐릭터 버디프렌즈의 기획·유통을 위해 2016년 설립한 콘텐츠회사다. 버디프렌즈 관련 캐릭터와 스토리는 물론 음원, 영상, 동화책, 굿즈(인형 등 기념품) 등까지 공급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캐릭터전시관이자 생태문화전시관인 ‘더 플래닛’도 개관했다.

박 대표가 버디프렌즈 중에서도 주인공으로 지목한 팔색조(피타)는 희귀한 여름 철새로 사람들 눈에 안 띄는 습하고 울창한 계곡이나 곶자왈에서 관찰된다. 천연기념물 제204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식물(환경부 지정) 2급,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VU)으로 분류돼 보호받는 새다. 서귀포시를 상징하는 동박새는 동백나무 군락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IUCN 적색목록 관심필요종(LC)이다. 박 대표는 “아쉽게도 팔색조를 직접 본 적은 없고 겨울에 피는 동백꽃의 꿀을 먹는 동박새는 더플래닛에서도 종종 본다”고 말했다.

팔색조, 동박새 등 제주의 대표적인 동물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고 사라져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 뉴질랜드의 키위처럼 친근해지도록 알리고 보호하고자 캐릭터로 만들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총 5종의 버디프렌즈가 △피타(팔색조) △화이트(동박새) △캐스커(매) △젤다(종다리) △우디(큰오색딱따구리)다. 모두 제주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새다.

박 대표는 “개발사업을 총괄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때 환경단체로부터 제주의 멸종위기종 동식물 도감과 리스트를 받아 관련 공부를 많이 했다”며 “이 캐릭터들을 통해 제주의 색다른 자연환경과 동식물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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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프렌즈. 왼쪽부터 피타(팔색조), 화이트(동박새), 캐스커(매), 젤다(종다리), 우디(큰오색딱따구리)./사진제공=아시아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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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박 대표는 버디프렌즈가 다른 나라 멸종위기종 친구들을 만나는 이야기도 구상 중이다. 박 대표는 “유일한 철새인 피타(팔색조)가 베이징, 파리, 아랍에미리트(UAE) 등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멸종위기종 새들을 만나는 에피소드를 구상하고 있다“며 ”문화콘텐츠 교류를 위해 해당 국가의 식생은 물론 정치, 경제, 이슈 등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타의 첫 번째 해외여행기는 올해 단편소설로 나올 예정이다. 박 대표는 “피타가 모험여행을 떠나 새로운 친구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에피소드가 쌓여 단편소설 5권이 출간되면 영화로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디프렌즈는 1981년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의 전력 공급을 위해 세웠다가 방치된 변전소를 개조해 지난해 11월 문을 연 제주 생태문화전시관 ‘더 플래닛’에서 만날 수 있다. 변전소는 독특한 외관과 함께 제주의 역사를 품고 있지만 쓰임새를 찾지 못해 제주의 멸종위기종처럼 사라질 뻔 했던 건물이다.

박 대표는 "2년전 이 장소를 방문하는 순간 버디프렌즈의 보금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건물이 가진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변전소 본래의 독특한 외관 모습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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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래닛 전경/사진제공=아시아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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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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