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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친절한 경제] '美 제품 232조↑ 추가 구매' 약속한 시진핑…한국에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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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끼운 미중 무역 협상…아직 남은 '갈등 불씨'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출발합니다. 권 기자, 될 듯 될 듯 또 어긋나고 그러더니 미중 무역협상이 드디어 첫 단계 단추는 끼운 거죠?

<기자>

네. 마치 사골국 끓이듯이 시간을 끌어왔다고 표현하는 분도 있으시더라고요. 사실 지난달 15일에 서명까지 가길 기대했던 합의인데, 한 달이 더 지나서 서로 번역본 검토까지 다 마치고 드디어 백악관에서 양측이 합의안에 서명했습니다.

지난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폭탄급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아, 이건 무역 전쟁이구나, 세계가 깨닫고 그 후 확전 일로를 걸어온 기간으로 치면 18개월 만입니다.

이번에 서명한 합의의 핵심은 미국은 지난 2년 동안 대규모로 늘려왔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소 줄여주기로 했고요.

대신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표밭인 미국 농민들의 생산품 농산물을 비롯해서 크게 4개 부문에서 미국 제품을 엄청난 규모로 사가기로 했습니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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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부과했던 관세를 줄여주기로 한 것이지 완전히 없애기로 한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휴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기자>

네. 이 무역전쟁 전에는 사실 미국이 중국에 물리는 관세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급격히 늘어왔던 대중 관세 중에서 대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품 규모가 4천800억 달러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에 25%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붙여왔고 작년 9월에 추가로 또 다른 4분의 1 정도에 또 관세가 붙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사실상 나머지 모든 제품에도 관세를 붙인다고 했는데 그 계획이 일단 철회됐고요.

그러면서 작년 9월부터 새로 부과한 관세만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한 겁니다. 그러니까 중국 수출품 절반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입니다.

반대로 중국은 지금도 수입하고 있는 미국산 제품 말고도 앞으로 2년 동안 2천억 달러 규모 이상의 미국산을 더 사가기로 약속했습니다. 2년 동안 232조 원 이상을 미국산 제품 사는 데 추가로 돈을 써야 한다는 겁니다.

중국의 2018년 미국산 수입 규모가 1천500억 달러 정도입니다. 연간 수입 규모를 앞으로 2년 동안 70% 정도씩 계속 늘어나야 한다는 거니까, 대단한 규모입니다.

<앵커>

우리한테 미치는 영향 궁금한데, 일단은. 긍정적인 영향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네. 일단 한숨 돌렸습니다. 그래서 뉴욕증시나, 우리 증시나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왔던 면도 있고요.

하지만 앞으로도 주시해야 할 상황이 많습니다. 일단 미국의 고위급 무역 관리들이 2단계 합의를 하기까지 중국산에 물리는 관세를 추가로 축소하는 일은 없을 거다, 얘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양측이 서명한 합의문이 모두 86페이지인데, 이게 공개될지가 큰 관심거리였습니다. 정확히 어떤 합의가 이뤄진 건지, 공개를 했습니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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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중국이 합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90일간 협의를 거쳐서 미국이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 얘기는 중국의 부담이 줄어든 게 제한적일 뿐 아니라 사실 당분간 확전만 더 안 하는 거지 불확실성도 크게 해소된 건 아니라는 얘기로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의무로 미국산 제품에 추가로 들여야 하는 돈이 지금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한마디로 중국이 어차피 미국에 써야 하는 돈의 규모가 있으니까 우리나라로부터 사가던 거를 미국으로 돌리는 품목도 일부 나올 수 있습니다. 반도체 같은 것도요.

그래서 대외 경제정책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좀 제한적일 수 있겠다고 전망한 적도 있거든요. 어제(15일)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도 비슷한 예측을 내놨습니다.

또 합의문에는 미중 무역갈등의 진짜 핵심으로 꼽혀온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그리고 지적재산권 문제, 중국이 해외 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원칙적인 수준에서 담겼습니다.

이걸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지 앞으로 30일 동안은 내놓으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사실 갈등의 불씨는 여기서부터 다시 붙을 수도 있습니다.

단,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줘서 산업을 키우고 있는 문제, 여기에 대한 대책은 없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시작할 때 노린 결정적인 목적은 아직 못 이뤘다, 이런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 정도 합의는 시장이 지난 한 달 동안 예측해 온 수준이거든요. 뉴욕증시가 오늘 거의 제자리걸음으로 마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앞으로 훨씬 더 협상이 어려울 이 문제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논의되느냐, 여기에 따라서 2차 협상의 또 큰 변수들이 올해 남아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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