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14일 `2020년도 업무계획`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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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16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020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각 부처는 해마다 대통령에게 주요 업무 계획을 보고하고, 그해 중점 사업을 국민에게 알린다. 올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시작으로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이라는 부처 공동 슬로건 아래 각 부처의 주요 업무 계획이 발표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도 업무계획'에 따르면 방통위는 올해 ▷활력있는 방송통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신뢰받는 방송환경을 조성하며 ▷방송통신 이용자들의 권익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특히 침체된 방송 시장의 성장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없앤다. 이를 위해 2020년 하반기 중으로 현재 금지되고 있는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가상광고 및 간접광고 규제 등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상파 중간광고에 대해선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반대 여론이 높다. 앞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도 "산업활성화 측면 뿐 아니라 규제 형평성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반대 여론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 또한 고려해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지상파 중간광고를 풀어줘야한다면 공영 지상파와 민간 지상파 간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순차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방통위는 또 협찬고지의 허용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문화·예술·스포츠 행사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에 있어선 협찬주명을 방송프로그램의 제목으로 사용할 수 없다(협찬고지 등에 관한 방송통신위원회 규칙 제6조). 하지만 방통위는 관계 기관 및 단체 의견 수렴을 거쳐 규칙을 개정하고 올 하반기 중에 이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미디어렙 업무영역 확대(크로스미디어렙 허용) 등 방송광고 판매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도입됐지만 관련 업계와 학계에서 대표적 '정책 실패' 사례로 거론되는 지상파 UHD 사업과 관련해선 'UHD 방송활성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UHD 콘텐츠 제작 활성화 방안과 함께 유료방송 플랫폼으로의 재송신 등을 검토한다.
국내 OTT가 주요 아세안 국가에 진출해 글로벌 OTT로 확대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한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또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내 사업자와 동등하게 엄정 조사하겠다는 원칙을 세워 규제 형평성을 맞추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신뢰받는 방송환경 조성을 위한 첫째 과제가 방송의 공적 책임 강화라고 보고 이를 위한 정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예정된 방송사들의 재허가 재승인 심사를 엄격하게 심사하겠단 방침이다. YTN와 연합뉴스TV 등 보도PP는 올해 3월, TV조선과 채널A는 4월, JTBC와 MBN은 11월, 지상파3사는 12월에 재승인 및 재허가 심사가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재난방송에 대한 관리 감독, 평가를 강화하고 특히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의 역할과 책임을 높일 예정이다. 방송 업계에서 취약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 출연자와 외주제작 인력 등에 대한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도 점검하고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KBS와 MBC 등 공영방송에 있어선 이사 및 사장 선임 과정에서 국민의 참여를 보장한다. 실제 최근 MBC는 차기 사장 선임 과정에서 시민평가단을 구성하고 사장 후보자들의 정책발표회를 공개하는 등 방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국민들의 의견을 접수 받아 방송사 대표자에게 직접 질의하고, 답변을 공개하는 '국민이 묻는다' 절차도 도입하겠단 계획이다.
방송통신 이용자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우선 여가부, 경찰청, 방심위 등과 협조 체계를 구축해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24시간 내 발견하고 신속히 삭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한다. 또 '가짜뉴스'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펙트체크 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팩트체크에 정부 기구가 개입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을 고려해 "정부는 지원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부친상을 당해 불참한 한상혁 위원장 대신 업무 계획을 발표한 허욱 방송통신위원은 "미디어 소비와 광고가 모바일로 이전되고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디어의 공적 가치가 약화되고 방송통신산업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G와 AI 기술의 발전으로 지능정보 서비스는 늘어나지만 이용자의 피해 양상도 복잡해지는 등 역기능 또한 심화되고 있다"며 "방송통신 산업에 활력을 불어놓고, 미디어의 신뢰성을 확보하며 AI 시대 역기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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