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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내 라임 펀드도 `환매 중단` 펀드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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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다른 펀드도 '크레디트 인슈어드' 꼴날라 전전긍긍

사모펀드라 운용보고서 교부 의무 없어

투자자들, 내 펀드 뭐 투자했는지 알기 어려워

삼일회계법인 실사도 플루토·테티스 등에 국한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라임 내 여타 펀드로 번지는 양상이다.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던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가 작년 9월 말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플루토 TF-1호 등’에 투자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3월 말부터 만기 도래되는 펀드 역시 환매 중단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라임 내 다른 펀드들도 환매 중단된 펀드에 임의로 투자됐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로선 펀드 돌려막기가 라임 펀드의 어느 정도까지 번져있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의 실사는 환매 중단이 선언된 ‘플루토 FI D-1호, 플루토 TF-1호, 테티스 2호’ 등 3개 모펀드와 157개 자펀드에 한해서 이뤄지고 있다. 환매 중단 가능성이 언급된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 등은 실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라임 전체 펀드에 대한 실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기존 환매연기 자펀드 중 1857억원은 상환됨, 추가 환매 연기 자펀드 2949억원 중 환매 중단 가능성있는 자산은 1200억원. (출처: 라임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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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 펀드 어디까지 돌려막기 됐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14일 현재 펀드 수는 288개, 순자산총액은 4조360억원이다. 라임 펀드의 경우 모펀드-자펀드 구조가 많은데 이는 자펀드만 집계한 것이다.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플루토 TF-1호, 테티스 2호 등에 투자된 자펀드는 157개로 전체 자펀드의 절반 이상(54.5%)을 차지한다. 여기에 이번에 환매 중단 가능성이 언급된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의 자펀드(16개)까지 합하면 173개에 달한다. 10개 중 6개 펀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들은 주로 ‘탑(Top)2밸런스, AI 프리미엄, 레포 플러스’ 등의 이름으로 제각각 팔렸다. 라임 투자자 피해 소송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라임 탑2 밸런스’ 명칭을 가진 펀드의 피해 사례가 가장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탑2밸런스는 확인된 것만 54호(한 펀드의 규모가 너무 커지는 것을 감안해 호 단위로 나눠 팔았음)까지 팔렸다”고 말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의심은 라임의 다른 펀드들은 과연 괜찮을까로 모아진다. 펀드 돌려막기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 돌려막기’는 자본시장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중론이다.

예컨대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의 경우 투자설명서에는 100% 신용보험에 가입된 매출채권을 매입하는 펀드에 투자된다고 돼 있으나 작은 글씨로 ‘장외 파생형태로 투자되거나 유사 전략을 구사하는 당사 또는 타사 펀드에 편입해 투자될 수 있다, 투자 대상은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등의 문구가 적시돼 있다.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 자펀드 판매액 약 2949억원 중 1200억원 가량이 환매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플루터 TF 등에 투자될 수 있었던 이유다.

라임측은 크레디트 인슈어드 외 다른 펀드에서 환매 중단된 펀드에 투자됐을 가능성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 판매사측 관계자는 “어떤 펀드가 어디에 투자했고 어떻게 돌려막기를 했는지는 잠적한 이종필 부사장만 안다는 얘기가 있다”며 “앞으로는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투자자 ‘운용보고서’ 못 봐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자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어디에 투자됐는지 알기 어렵다. 공모펀드는 운용보고서와 수익률 등을 주기적으로 투자자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으나 사모펀드는 없다.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2015년 7월 운용보고서 교부 등의 의무가 사라졌다.

판매사의 경우 판매사가 요청할 경우 사모펀드 운용사는 운용보고서를 제공하도록 돼 있다. 다만 한 달이 지난 내용을 주는 데다 그 내용을 보더라도 자세한 투자 내역을 알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판매사 관계자는 “운용보고서상에는 AAA등급의 회사채나 메자닌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나오지, 구체적인 투자 내역이 나오지 않는다”며 “환매 중단이 결정된 무역금융펀드도 보고서상에선 애초에 약정된 대로 운용되는 것처럼 적시돼 있다”고 말했다. 만기때 수익률이 확정되기 때문에 중간 보고서상에서 수익률이 얼마인지 보고할 의무 또한 없다.

이에 따라 라임 펀드를 둘러싼 깜깜이 투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월 중순께 나오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는 환매 중단된 3개 모펀드와 157개 자펀드에 국한된 것이라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 및 여타 펀드의 구체적인 투자 내역과 손실 여부 등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문제가 터진 펀드부터 처리하고 문제가 추가 발생할 수 있는 펀드에 대해선 필요하면 실사를 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다른 펀드에서 환매 중단된 펀드로 투자됐을 가능성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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