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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그 영화 이 장면]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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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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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엔 수많은 명장면이 있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조커 역의 호아킨 피닉스가 만들어내는 모든 표정과 몸짓이 명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철저한 계획 속에서 혹은 즉흥적인 애드리브를 통해서, 피닉스는 캐릭터의 디테일들을 만들어 나갔고, 그 조각들이 모여 조커라는 거대한 존재를 이루었다. 특히 잊을 수 없는 장면은 폭동의 한가운데에서 영웅이 된 조커의 모습(사진)이다. 여기서 그는 경찰차 위에서 춤을 춘다. 마치 이 모든 혼돈을 음미하듯 느릿느릿 움직이는 그의 춤은 일견 아름다우면서도 잔혹한 느낌을 주는데, 그는 춤을 멈추고 피로 자신의 얼굴에 웃는 표정을 그려 넣는다. 그리고 환호하는 군중 앞에서 두 손을 치켜든다.

‘조커’에서 ‘춤’은 가장 인상적인 순간들이다. 흥미로운 건, 그는 총을 손에 넣으면서부터 춤추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죽인 후에, 어떠한 제의처럼 춤을 춘다. 지하철에서 세 명의 남자를 죽인 후 조커는 화장실에서 춤을 춘다. 어머니를 죽인 후에도 그는 춤을 춘다. 머레이(로버트 드 니로)의 쇼에 등장할 때도 춤을 추고 결국은 머레이를 죽인다. 춤은 각성의 몸짓이기도 한데, 그가 과거의 아서 플렉에서 벗어나 완전히 조커가 되었을 때 계단 위에서 추는 춤은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다. 영화 ‘조커’는 아마 최근에 나온 가장 강렬한 캐릭터 무비일 것이며, ‘춤’은 조커라는 캐릭터의 가장 강렬한 끓는 점이다.

김형석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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