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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교사 능력·자질 못믿어"… 학부모 98%가 자녀에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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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중·고 학부모들은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부모 98%는 현재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1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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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내놓은 ‘2019년 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KEDI POLL)’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교육에 대한 국민 전반의 평가는 응답자의 52.5%가 ‘보통(C)’이라고 답했다. 또 부정적인 평가(D~E)는 33.9%로, 긍정적인 평가(A~B) 12.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해 8~9월 만 19~74세 전국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교별 만족도는 초등학교의 경우 5점 만점에 3.09점, 중학교 2.82점, 고등학교 2.49점으로,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만족도도 낮아졌다. 교육개발원은 "고등학교 정책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응답자 가운데 초·중·고 학부모 833명은 학교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깊게 신뢰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신뢰도 점수는 5점 만점에 2.79점에 불과했다. 또 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학원 강사 등과 같은 현장 경험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에 학부모의 56.1%가 동의했다.

사교육에 대해서는 2년 전 조사(2017~2018년)과 비교해 전체 응답자의 51.9%가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다소 심화했다’는 대답이 30.9%로 나타나 지난 조사 때 기록한 19.9%보다 11% 포인트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치원과 초·중·고 학부모 응답자 969명의 97.9%(949명)는 현재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교육을 하지 않고 있는 학부모는 전체의 2.1%(20명)뿐이었다.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로는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24.6%)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해서’(23.3%) 등이 꼽혔다. 지난 조사 때는 ‘불안해서’가 1위였는데, 순위가 역전됐다.

자녀 사교육비에 대해선 97.4%가 ‘부담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조사에 비해 6.3%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부담되지 않는다’고 한 학부모는 3.3%에 그쳤다.

학부모는 대부분 사교육을 일찍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42.7%)고 봤다. 그러나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음에도 사교육은 필요하다(35.2%)고 인식했다. 또 어떤 사교육을 할 것인지는 부모가 결정하는 경우(36.9%)가 많았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공부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43.2%)했고, 자녀가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다(41.5%)고 느꼈다.

학부모들은 초·중·고 교육 내실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학벌 위주의 사회 체제 개선’(25.7%)을 꼽았다. 이어 대입 선발 방식 개선(21.1%), 교원 전문성 제고(18.1%), 수업 방식 다양화(17.9%)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초·중·고 학부모 37.6%는 자녀를 유학 보내고 싶다고도 했다. 세부적으로는 초등학생 부모의 17.3%, 중학생 29.9%, 고등학생 41.9%로 교육 신뢰도처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유학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유학을 보내고 싶은 이유로는 한국 교육에 대한 불만이 24.6%로 가장 높았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 졸업장에 따른 차별 정도에 대해서 전체 응답자의 58.8%가 ‘차별이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 현상에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자율형 사립고·외국어고 폐지 등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44.1%가 찬성했고, 학부모의 50.9%가 찬성했다. 반대는 전체 응답자 21.7%, 학부모 19.8%로 다소 낮았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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