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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中, 설 대이동 시작됐는데…'사람 간 폐렴전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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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김주동 기자] [하루 사이 17명 증가… 당국 대이동 폐렴 대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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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진인탄 병원에서 18일 의료진들(왼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를 병원 내로 옮기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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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30억명(연인원 기준)의 이동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집단발생한 폐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환자는 사람간 전염이 의심되고 있어 춘제 기간에 집단폐렴이 확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우한위생건강위원회(우한위건위)는 17일 24시 현재 우한에서 17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19일 밝혔다.

우한위건위는 지난 17일까지도 집단폐렴 환자가 41명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8일 4명, 19일 17명의 확진자를 추가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집단폐렴 확진자는 이틀 만에 62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확진자 급증에 커지는 사람간 감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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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1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베이징 철도역에 여행객들이 몰리고 있다.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제(春節)'가 다가오면서 중국 여행객들이 기차역과 공항으로 몰려들어 세계 최대의 민족 이동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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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해 12월30일 폐렴환자가 발생한 이후 추가 환자가 없어 집단폐렴의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집단폐렴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전염병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18일 발표된 4명의 확진환자는 지난 5∼8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추가된 17명의 확진자의 발병일은 1월13일 이전이다.

일부에선 중국 정부가 정교한 진단키트를 개발하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우한위건위는 "최적화된 진단키트를 사용해 추가 확진환자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존 진단키트를 통해 확인이 어려웠던 추가 집단폐렴 환자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측 발표가 제한적이어서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지만 새 진단키트로 의심환자가 확진을 받는 사례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춘제 30억명 대이동 시작, 중국 보건당국은 무대책

일부 사례는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우한의 화난(華南)수산시장 접촉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람간 감염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중국에서 가족 내의 제한적인 사람간 전염이 있었을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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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중국에서 원인을 알수 없는 폐렴이 확산하면서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검역 관리 강화에 나선 가운데 8일 오전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 당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중국발 여객선 입국자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에서 집단으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과 관련해 국내에서 의심환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중국과 홍콩 등 인접국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01.08. semail3778@naver.com


우한 폐렴 환자로 인해 중국과 인접 국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와 선전(深圳)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나타나, 질병의 지속적인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2명과 일본에서 일하는 중국인 1명이 이미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싱가포르, 베트남, 네팔, 홍콩, 대만 당국은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중국본토의 어느 도시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공식 보고는 없다.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폐렴 환자가 이미 1700명가량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는 MRC 센터를 인용해 1700명가량의 폐렴 환자가 생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우한의 인구와 공항 이용자, 바이러스 특성 등을 통해 추산했다. BBC는 우한에는 1900만 인구가 있고, 이곳 국제공항에는 하루 3400명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의 닐 퍼거슨 교수는 "중국 밖 나라에서 3건의 우한발 폐렴 환자가 생겼는데, 이는 곧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은 감염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30억명이 이동하는 오는 24일 춘제 연휴 전까지 폐렴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면 전염병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제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춘제 특별 수송기간인 춘윈(春運)은 지난 10일 이미 시작됐다. 오는 24일 7일간의 춘제 연휴기간에 중국인의 대이동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여행에 나서는 중국 관광객도 지난해 기록한 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30억명(연인원 기준)의 인구 대이동 앞두고 질병 확산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2002~2003년 광둥성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행했을 때 중국 당국은 휴가기간 동안 사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전염병이 확산된 적이 있다.

중국 보건당국의 정보 발표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사스 이후 중국에선 지방정부는 전염병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중앙정부에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또 전염병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적시에 WHO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보도가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전파되면서 중국 내 감염병과 의심환자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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