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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주말만 되면 광화문 일대는 `교통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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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집회공화국 ③ ◆

집회·시위가 집중되는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 교통은 말 그대로 지옥이나 다름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주변 평균 차량 운행 속도는 시속 15.9㎞로 서울시 전체 평균 속도인 24㎞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 일대는 애초부터 사대문을 경유하는 차량이 46.3%에 달할 만큼 유동량이 많은 곳"이라며 "대형 집회가 열리면 교통 혼잡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 집회가 광화문광장 교통 체증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작년 10월 3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정권 규탄 집회를 열었을 때 차량 통제 직전 세종대로 일부 구간에서 시간당 평균 차량 운행 속도는 시속 4.25㎞까지 떨어졌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성희 씨(32)는 "주말마다 광화문 인근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반복되는 교통 통제로 최근에는 장소를 아예 옮겼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고 해도 사람이 많거나 버스가 아예 가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집회·시위로 유발되는 교통혼잡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통혼잡비용은 교통 혼잡으로 인해 차량이 정상 속도 이하로 운행하게 돼 추가로 발생하는 총체적인 비용을 말한다. 비용에는 차량 운행비뿐 아니라 손실된 시간가치 등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8년 6월 발표한 '교통 부문의 비용 및 성과지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교통혼잡비용은 2014년 8조9175억원에서 2015년 9조1447억원, 2016년 9조304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천승훈 한국교통연구원 인공지능(AI)·빅데이터연구팀장은 "시위로 인한 교통 통제가 빈번해지면 시민들 이동권에 제약이 생기는 건 물론이고 혼잡비용 상승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며 "시 차원에서 신호 운영체계 효율화나 우회도로 확충 같은 탄탄한 교통수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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