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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폭설에 강풍까지…히말라야 수색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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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푸르나 실종사고 ◆

매일경제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폭설이 쏟아지면서 일대 로지(산장)가 눈에 휩쓸린 모습. 현지로 교육봉사를 떠났던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실종된 상태다. 외교부와 네팔 구조당국이 협조해 수색활동에 나섰지만 기상이 나빠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전남교육청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 참가 대원들이 촬영한 안나푸르나. [사진 제공 = 전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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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고산 안나푸르나 일대에서 지난 17일 트레킹을 하던 한국인 교사 4명 등 6명이 눈사태로 실종됐다. 교사들은 모두 충남교육청 소속 초등학교·중학교 교사로 국외 교육봉사를 위해 네팔에 간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와 네팔 구조당국이 협조해 수색에 나섰으나 기상이 나빠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종 3일째를 맞은 19일에도 아직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외교부와 충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한국인 교사들은 실종자 4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으로 지난 13일 네팔에 도착했다. 이 중 건강이 좋지 않았던 2명을 제외한 9명이 16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코스 트레킹에 나섰다. 17일 데우랄리 지역(해발 3230m)에 도착하자 짧은 시간 동안 폭설과 폭우가 내리는 등 기상이 급격히 나빠져 하산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레킹 출발지인 시누와(해발 2340m)로 돌아가던 중 오전 10시 30분~11시(현지시간) 데우랄리와 히말라야 로지 게스트하우스(해발 2920m) 사이 지점에서 갑자기 눈사태가 났다. 변을 당한 건 선두 그룹에 섰던 교사 4명과 가이드 2명이었다. 충남교육청은 실종 한국인 교사가 이 모씨(56), 최 모씨(37·여), 김 모씨(52·여), 정 모씨(59)라고 밝혔다.

뒤따르던 교사 5명은 선발대가 눈보라에 휩쓸리는 것을 보고 급히 근처에 있는 로지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장에 남아 있던 교사 2명과 합류해 헬기로 산 아래쪽 촘롱 지역(해발 2170m)으로 이동한 뒤 19일 항공편으로 네팔 수도 카트만두로 복귀했다.

정부와 네팔 구조당국은 신속히 구조 활동에 나섰으나 지속되는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발생 3일이 지난 19일 오후까지 실종자들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외교부에 따르면 18일 외교부 신속대응팀 2명과 충남교육청 관계자 2명, 여행사 관계자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1차 선발대가 출발해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실종자 가족 6명도 동행했다. 카트만두에 소재한 주네팔대사관도 19일 오전 담당 영사를 포카라로 파견했다. 네팔 당국은 전날 육상·항공 수색을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19일 현재 사고 현장에는 눈이 4~5m가량 쌓여 있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눈이 내려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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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수색구조대는 사고 현장 근처인 데우랄리 로지에서 머물면서 매일 현장을 수색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19일 신속대응팀 2명을 추가로 네팔에 파견해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필요시 추가 인력을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교육청은 현지에서 봉사활동 중인 3개 봉사단(39명) 가운데 나머지 2개 봉사단에 대해서는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1번 팀은 지난 7일 출국했고, 2번 팀은 지난 6일 출국해 네팔에서 일정을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설 명절을 앞두고 생사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고 계실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니 애가 탄다"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네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카트만두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트레킹 코스에서 약 200명이 고립됐다. 네팔 관광부는 "산사태 지점에 경찰구조대가 급파됐으나 폭설로 헬기가 착륙하지 못하고 수색작업이 어려웠다"며 "기상 상태가 약간 좋아진 뒤 트레킹 코스의 고립자 200여 명을 헬기와 지프, 도보 이동을 통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외신은 다른 코스에 있던 중국인 여행자 4명도 현재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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