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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플러스] 정부 "지난해, 일자리 반등의 해"…현장 목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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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지난해가 일자리 반등의 해였다고 밝혔습니다. 최악이던 재작년보다 나아졌던 건데요. 실제 지난해 취업자 수가 30만 명 넘게 늘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이런 정부 발표와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또 뭐가 문제인 건지 이슈플러스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15일) :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고용이 양적, 질적으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인 일자리 반등의 해였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모두 30만 1000명 늘었습니다.

최악이었던 재작년보다 나아지면서 V자 반등을 했다는 겁니다.

고용률도 1년 만에 다시 올라 67%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실업 상황도 나아졌다고 했습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15일) : 전체 실업자 수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으며,

2013년 이후 지속된 실업률의 상승 흐름도 멈춰 섰습니다.]

정부의 이런 얘기를 들으면 일자리 상황이 아주 좋아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취업자가 30만 명 넘게 늘었다는 이 숫자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어떨까요?

37만 7천 명.

지난해 증가한 60세 이상 일하는 사람 숫자입니다.

이렇게 늘어난 일자리 상당수는 정부가 돈을 내 마련한 '단기 알바' 성격으로 파악됩니다.

교통안전 지도나 놀이터 지킴이 같은 단순 업무를 하루 2~3시간 반복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른 연령대를 위한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셈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실업자 수는 줄었다지만 실제론 일을 안 하면서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람들은 늘었기 때문입니다.

'쉬었음'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이 처음으로 20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 중 23만 8천 명이 지난해 늘었는데 주로 60대 이상 은퇴자가 여기에 해당하지만, 지난해엔 정년이 안 된 60대 이하에서 더 많이 늘었습니다.

이러니 더 많이 일하고 돈도 더 벌어야 하는 연령층에선 일자리 개선 효과를 잘 못 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서 들어봤습니다.

취업자 수가 늘었다지만 많은 40대에게는 다른 세상 얘기입니다.

46살 김기성 씨는 2달 전 직장을 떠났습니다.

[김기성/40대 구직자 : 아무래도 밑에 친구들도 있고, 윗분들은 자리를 쉽사리 내려놓진 않고. 압박 아닌 압박 때문에 그만두게 됐죠.]

다른 일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김기성/40대 구직자 : 이력서 열람하는 데는 많은데 면접 보라는 데는 없더라고요. 지금도 충분히 일할 수 있으니까 실망하지는 않는데 녹록지 않단 건 느끼죠.]

김씨 같은 40대의 고용률은 2년 내리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 수도 16만 2천 명 줄었습니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 일자리가 8만 개 넘게 준 탓이 큽니다.

정부는 3월까지 40대 고용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실태 파악을 위한 준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부는 여성 일자리 정책도 잘 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여성의 경력 단절은 여전합니다.

2018년 미혼 남녀 고용률 차이는 1.6%포인트였습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면 차이가 27%포인트까지 벌어집니다.

아이 기르기와 직장생활을 동시에 하기가 여전히 어려워서입니다.

[여성 직장인 : 직장맘 퇴사 위기가 두 번 있는데, 아이 태어났을 때랑 초등학교 들어갈 때 거든요. '너네 알아서 해'라고 느껴지니까, 막막하고…]

임신과 육아를 돕는 정책도 발표됐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정부는 육아휴직 1년과 별도로 근로시간 단축까지 1년 더 보장해주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육아휴직을 다 쓴 사람들은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임신 중에 육아휴직을 당겨 쓸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지만, 꼬박 1년째 국회에 막혀 있습니다.

[여성 직장인 : (여성 고용 정책을 보니) '다시 일하고 싶은 여성'이라고 광고하더라고요.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일하고 싶은 건데…]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배양진 기자 , 반일훈, 김동현, 김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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