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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민통선 넘나드는 ASF 멧돼지…겨울철 먹이 찾아 농가 접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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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넘어 화천까지 감염 폐사체 발견…전국 86·강원 27건 확진

연합뉴스

전방 야생멧돼지 ASF 검출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한동안 잠잠했던 강원 접경지역 내 야생 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월 11일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 민통선 안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도내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12월 27일까지 철원 접경지역에서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 17개체가 확인됐다.

이후 ASF 멧돼지 폐사체 발견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지난 6일 화천군 화천읍 풍산리의 민통선 내 야산에서 다시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철원 이외 지역에서 ASF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검출된 것이다.

멧돼지 이동 경로는 더욱 넓어져 지난 16일에는 화천과 철원지역 민통선 밖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3개체에서 ASF가 확인됐다.

20일까지 야생 멧돼지 ASF 바이러스 검출은 전국 86건, 강원 27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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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서 멧돼지서 돼지열병 동시 확인
[환경부 제공.재배포 및 DB 금지]



철원을 넘어 화천까지, 민통선 안팎에서 ASF 감염 멧돼지가 확인되자 지역 양돈 농가들은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농가 주변에 방역 울타리를 치고 경계 초소를 운영하면서 주변까지 방역에 힘쓰고 있지만, 겨울철 먹이를 찾는 멧돼지들이 점차 민가까지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은 멧돼지 번식기로, 멧돼지 가족이 민가로 내려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에서 농사를 짓는 최모(75)씨는 "밤에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멧돼지 어미와 새끼들이 도로를 가로지르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화천에서 돼지열병이 발견됐다는데 춘천은 안전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민통선 인근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철원·화천 지역에서는 78개 농가에서 돼지 20만8천902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강원도는 700여 명 규모로 구성된 포획단을 매일 투입해 지난해 9월부터 이날까지 멧돼지 1만3천869마리를 포획 또는 사살했다. 폐사체는 434개체를 수거했다.

다만 번식기를 지나 새끼 멧돼지가 성장하고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멧돼지 무리의 민가 접촉을 막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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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멧돼지 침입 막는 양돈농가 울타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도는 접경지역 양돈 농가를 중심으로 울타리 점검, 야생 멧돼지 기피제 설치, 소독과 정밀검사 등 농장 단위 방역을 강화해 농가 내 ASF 유입을 차단할 방침이다.

또 멧돼지 포획, 폐사체 수색과 사체처리를 강화하고 개체 수를 줄여 야생 멧돼지 남하와 농장 유입 위험을 사전 차단하고, 장기간의 이동통제로 어려움을 겪는 양돈 농가는 정밀검사를 시행해 새끼돼지 이동, 분뇨반출, 도축 출하 등 농가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ASF 유입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축사 내·외부 소독, 생석회 도포, 장화 갈아 신기 등 위생관리와 철저한 차량 출입 통제에 힘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농장 내 돼지를 매일 살펴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가축 방역 기관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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