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4 (목)

“죽여 버리겠다며 때렸다”..의붓아들 살해 계부, 반성 없이 욕설 난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살인 혐의 부인, 아동학대는 일부 인정

세계일보

5살 의붓아들 살해한 20대 계부 검찰 송치.


5살 의붓아들을 목검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20대 계부의 3차 공판이 20일 인천지법 형사13부(송승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살인,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27)의 속행 공판에서 B군(5)의 친모 C씨(25)는 재판 내내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증언을 이어갔다.

C씨는 “보육시설에 있던 첫째(B군)와 둘째를 2019년 8월31일 데려온 뒤, 다음날부터 때리기 시작했다”며 “내 양어머니를 뵈러 열흘간 갔던 부산 여행 중에도 폭행이 있었으며,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부터 폭행이 날로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9월11일 밤 늦게 귀가했는데,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엎드려 뻗치게 하고 바기지로 때렸고 밥도 제대로 주지 않고 외출을 반복했다”며 “골든리트리버와 리트리버 믹스견과 함께 화장실에 사흘간 감금하고 홀로 두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는 계부의 범행 장면이 폐쇄회로(CC)TV 캡처 사진도 처음 공개됐다.

해당 CCTV는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인 A씨 자택 안방 등지에 설치한 것으로 저장된 영상은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이 A씨의 아내 B(25)씨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한 달 치 분량이다.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공개한 CCTV 캡처 사진에는 A씨가 의붓아들 C(사망 당시 5세)군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과 뜨개질용 털실로 묶고 목검으로 엉덩이를 마구 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C군의 머리채를 잡고 방바닥에서 끌고 다니고, 얇은 매트에 내던지거나 발로 걷어차는 모습도 있었다.

아내 B씨는 이날 증인 신문에서 “남편이 첫째(C군)를 때릴 때마다 죽일 거라고 이야기했다”며 “남편이 아들 몸을 뒤집어서 손과 발을 묶었고 아들은 활 자세였다”고 증언했다.

검사가 “피고인이 3일 동안 피해자를 화장실에 감금했죠”라고 묻자 “네”라고 답변한 B씨는 “피해자 혼자만 화장실에 있었느냐”는 추가 질문에 “(성인 덩치만 한) 골든리트리버 혼합종 개랑 같이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B씨는 법원 측에 증인 신문을 방청객이 없는 상태에서 비공개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 요구를 기각하는 대신 A씨가 퇴정한 가운데 증인 얼굴이 노출되지 않도록 방청석과 증인석 사이에 차폐막을 설치하고서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이 끝날 무렵 “다음 심리기일 때 피고인 신문에 걸리는 시간을 어느 정도 예상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검사가 “10∼20분가량이면 된다”고 하자 A씨는 “검사님. 증인은 30∼40분 해 놓고. 난 억울함이 없을 것 같냐. 그렇게 잘났어요? 웃겨요?”라고 소리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그는 퇴정하던 중 방청석에 앉아 있던 취재진을 향해서는 특정 기자의 이름을 언급한 뒤 “내 기사 그만 써라. 확 XXX 부숴버릴까보다”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한편 A씨는 살인 혐의에 대해 부인했으나 아동학대 혐의와 관련해서는 “협박의 의도가 있었으나, 훈육차원이었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학대로 인해 2년 넘게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C군을 집으로 데리고 온 지 10여일째부터 학대했고 한 달 만에 살해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6일부터 사흘간 C군을 집 안 화장실에 감금한 상태에서 수시로 때리기도 했다.

그는 의붓아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거짓말을 했다거나 동생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C군의 직접적인 사인은 복부 손상으로 확인됐다.

A씨의 아내 B씨도 살인 방조 및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