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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종석 “北개별관광, 금강산시설 철거 통보 전 제안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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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통일부 기자단 만나 이같이 밝혀

대북 관광은 미국 협의 필요 없다

“한미 워킹그룹 창의적 해법 없어…

‘신(新) 조선총독부’ 소리 듣는 것”

대북정책 긍정적·만시지탄 평가

정부, 남북협력 대담하게 추진해야

이데일리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 개별관광과 관련해 “한미 워킹그룹에서 먼저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며 정부에 남북협력을 대담하게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책 추진 시) ‘버스가 떠난 다음 손 흔들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북한 개별관광 구상을 (우리 정부가)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통보) 이전에 (북측에) 제안했다면 실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면서 북한의 호응 여부에 대해선 “지금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0일 이 전 장관은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2018년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진전을 이끌었던 것처럼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 워킹그룹에서는 북핵 문제를 다뤄야 하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비핵화 협상에 대해 이도훈(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미 국무부 부장관)이 만나 창의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들어보질 못했다”면서 “그렇다보니 신(新) 조선총독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북 개별관광은) 정부의 주권적 사항이고 유엔 제재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판단할 것이지, 미국과 먼저 협의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재차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개별관광 허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작은 조건들, 다른 국가에서 방북할 때의 조건과 다른 조건을 붙여 상황이 꼬이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더 담대하고 선 굵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관광객 자체를 꺼려했던 과거 북한을 거론하면서 “제재에 따른 자력갱생을 외치고 있는 북한은 변했다. 관광자체를 국제적 스탠다드에 맞춰나가고 있고, 관광으로 먹고 살겠다는 철학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특히 이 전 장관은 우리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정책 의지와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의를 보여주면 북한의 대남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해 북한 당 전원회의에서 대남 메시지가 빠진 데 대해 “남북관계 패싱으로 볼 순 없다”면서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이런 식으로 간다’고 자율적 영역을 보여주면 그 자체를 북한이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유엔 제재 안에서 우리가 제대로 할 수 있는 걸 해나가는 것이 첫 번째”라고 했다.

이와 함께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은 북한 군부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체면과 정통성을 깨는 것”이라며 “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이 중단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 재개로 본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미국에) 중단하자는 식의 결의가 있다면 북한이 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새해 들어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 진단했다. 동시에 이 상황이 만시지탄(晩時之歎·때늦은 한탄)이라고도 했다.

그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지난 1년6개월 동안 한국 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속도에 남북관계를 맞춰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따라 왔다”며 “그 결과 북미 비핵화 협상도 완전 교착이 됐고 남북관계도 최악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은 바로 2년 전 남북관계를 우선적으로 발전시켜 북미관계를 발전시켰던 역사적 경험을 망각하게 했다”며 “그 기억(평창 올림픽 후 일련의 과정)을 소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32년 하계 올림픽 공동유치를 2018년 9월에 남북이 합의했고, 이 합의대로 남북이 공동유치를 국제사회에 호소하면 유치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도 2032년까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만드는 게 된다. 올해와 내년이 합의를 위해 발벗고 뛰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종석 전 장관은 2006년 노무현 정부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이후 줄곧 남북관계를 연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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