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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상당한 도전의 역사…빈손으로 고도성장 일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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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빈소 표정

이낙연·이재용·손경식 등

정·재계 인사들 추모 이어져

김상조, 문 대통령 메시지 전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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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도전의 역사였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19일 향년 99세로 별세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황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이)가장 좋아하는 말이 도전이었다”며 “창업은 창조다, 수많은 역경을 넘어가는 도전이다, 그래서 도전을 멈추면 기업도 멈춘다 이런 말을 하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월드타워에 대해 “저도 2002년, 2003년 경에 신격호 당시 창업주에게 100층 이상 빌딩은 건축비가 많이 들고 채산성이 없기 때문에 (층수를) 낮추고 아파트를 더 지으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신 명예회장은)대한민국을 방문했을 때 고궁만 보여 줄 수 없다는, 쉽게 말해 역작 남기고 싶었던 꿈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신 명예회장의 빈소는 조문 온 정·재계 인사들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특히 새로운 길을 계속 개척해나간 창업 1세대 경영인으로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빈소를 찾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자수성가의 지난한 과정을 아시는 창업세대의 거의 마지막 분이신데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의 롯데를 이루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후 2시께 조문을 마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고인의 생애와 한국경제가 같은 궤적을 그렸던 시기가 있다”며 “빈손으로 일어나서 고도성장을 이루고 기적 같은 성취를 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께서 고인을 식품에서 유통,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제의 토대를 쌓으신 창업세대라고 평가하셨다”며 “특히 한·일간 경제 가교 역할을 하셨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시면서 향후에도 (롯데가) 한일 관계 외교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대한민국 곡절과 굴절 속에서 신화적인 기업인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부산 영도구 국회의원 시절 고인과 만났던 경험을 회상하며 “영도다리가 노후화돼 전면 교체하는 비용을 시에 의존하지 말고 롯데에서 전액 부담하라고 계속 말씀 드리니까 받아들였다”며 “기업인이 나라를 위해 기여 하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에스디제이 회장 등 유족들이 빈소를 지킨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경영인들도 다녀갔다. 지팡이를 짚고 빈소를 찾은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은 조문하는 자리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거인을 잃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예정인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조문하지 못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홍남기 부총리,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도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윤주·신민정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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