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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허술한 방역망·정보 은폐'…사스 악몽에 우한폐렴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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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정보 신뢰 어렵고 방역망 미비…불안감 키워

시진핑, 질병 통제 긴급 지시 "정보 즉각 발표" 강조

환구시보 "SNS 시대 정보 은폐 못해" 의혹 반박

이데일리

중국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사진=China CDC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방역망 미비, 정보의 불투명성 등이 우려를 키우는 원인이다.

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직접 나서 질병 확산을 통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시 주석은 “감염병과 관련된 정보를 즉각 발표하고 국제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에서 우한 폐렴에 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우려가 나오는 건 2002년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시작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태 당시 중국 정부가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정황 때문이다.

2003년 4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상하이에서 발견된 사스 환자가 외국인 2명에 불과하다는 당국의 공식 발표와는 달리 상하이에서도 상당수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나 국가기밀로 은폐하고 있다고 보도 한 바 있다. 사스는 수백명의 희생자를 만들었다.

중국 측도 당시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시대가 바꿨고, 이번에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1일 사평(社評)에서 “현재 상황은 사스 때와는 다르다”면서 “정부는 현재 관련 상황을 확인하고 판단하는 과정에 있고, 계속해서 방역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현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정보를 은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면서 “중국은 이미 사스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부를 믿고 질병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저우쯔쥔 베이징대 교수는 “사스 때는 초기에 환자가 은폐됐고 정보도 지연됐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지연 사태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이 발생한 초기에는 다소 늦게 정보를 발표하는 모습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점을 발견한 후에는 태도가 바꿨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병원균과 관련한 유전자염기서열 정보를 제공했고, 최근에는 의심 환자 수까지 공개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당국자들도 중국 정부가 과거와 다르게 신속한 정보 공유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외교 고위 당국자는 “중국 당국이 과거와 달리 굉장히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결과와 진행과정을 통보해주는 건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한시는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보름이 지난 14일부터 기차역, 공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열 감지기를 설치하고 소독을 실시했다. 홍콩과 우리나라 등 주변지역과 국가들이 이달 초부터 공항 등에서 예방 조치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환자에 대한 정보도 미비하다. 중국 당국은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 환자에 대한 나이, 병력 등을 공개하고 있지만 감염자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일부에선 또다시 사스 초기처럼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정부 역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책임 있게 관련 정보를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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