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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란에 사전양해 구했다지만…이란 "美 봉쇄라인 가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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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독자파병 ◆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에 앞서 이란 측에 외교 채널을 통해 사전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이란은 한국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자국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를 놓고 볼 때 이란은 선박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호 활동을 하겠다는 한국 결정에 이해를 표하면서도 미국 주도 이란 봉쇄 라인에 한국이 가담해선 안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란대사의 위협성 발언으로 대사 초치 소동까지 있었다.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는 지난 10일 국내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대를 파병할 경우 한국과 단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날 외교부는 이란대사를 초치해 보도된 인터뷰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샤베스타리 대사는 한국이 미국 주도 국제해양안보구상(IMSC·호르무즈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면 양자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건 맞지만, 단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작년부터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공동으로 방위하기 위해 군사동맹체 IMSC를 창설할 테니 동참해 달라고 동맹국에 요구해왔다. 작년 11월 정식 출범한 IMSC에 이미 참여하고 있거나 참가 의사를 밝힌 나라는 바레인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알바니아, 영국, 호주 등 6개국이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연합(EU)의 경우 미국의 안보동맹이기는 하지만 이란과의 관계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호르무즈해협호위작전(EMASOH)'이라는 군사동맹체를 만들어 자국 상선에 대한 보호에 나서고 있다. EMASOH에 지지를 표명한 국가들은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 등 7개국이다.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이란과의 경제적 관계가 중요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압력 속에 파병은 하되 미국 연합에 동참하지 않는 방안을 선택했다.

[박만원 기자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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