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에 따르면 청해부대 31진으로 지난 연말 아덴만으로 출항한 왕건함(4400t)이 이번 임무를 맡는다. 호르무즈해협에선 미국과 별개로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국제 협력을 위해 IMSC(국제해양안보구상) 본부에 연락장교 2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교민 2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고, 호르무즈해협은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이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리 선박이 연간 900여 회 통과한다.
그러나 이란의 앞바다인 페르시아만과 그 입구인 호르무즈해협에는 이란의 해군 부대가 산재해 있다. 이란은 2010년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수출 모델인 가디르급(115t) 잠수정 15척을 포함한 21척의 소형 잠수함(정)을 갖고 있다. 가디르 잠수정엔 어뢰와 함께 대함 미사일도 장착돼 있어 수중 공격이 가능하다. 페르시아만 해안가 곳곳엔 이란의 지대함 미사일도 배치돼 있다. 여간 위험한 지역이 아니다. 아차 하면 우리 선박은 물론 왕건함도 이란 해군과 미사일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왕건함에 이란의 잠수함을 수중 탐지하고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어체계를 강화했다지만, 막상 전투가 벌어지면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청해부대의 호르무즈해협 활동엔 치밀한 작전 지침과 외교 활동이 필요하다. 동맹국인 미국을 아예 못 본 체해서도 곤란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 차원에서 철저히 우리 국민과 선박 등 비전투 요소를 보호한다는 명분과 원칙을 계속 천명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파견이라는 점을 이란에 수시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IMSC를 통해 한국과 같은 처지에 있는 국제사회와의 공감대 형성과 긴밀한 협력도 필수다. 특히 중동 교민들 대상의 보복 가능성에 대한 대책도 철저하게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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