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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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까진 어느 정도 예측이 맞았는데, 하반기부터 시장이 예상과 달리 움직인 것 같습니다” (김성식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
한국감정원은 20일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0.3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2012년(-1.44%) 이후 처음이다.
집값 하락 예측은 적중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애초 전망과 괴리가 있다. 감정원은 지난해 초 전국 집값이 약 1%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실제 하락률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김 원장의 말대로 지난해 상반기까진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했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보유세 부담을 늘린 2018년 9.13 대책 영향이 나타난 까닭이다.
지난해 상반기 집값이 상승한 지역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대구(0.39%) 광주(0.37%) 대전(1.03%) 전남(0.94%) 등 4곳에 불과했다. 서울(-0.92%) 부산(-1.15%) 세종(-1.52%) 등 나머지 13개 지역은 가격이 떨어졌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약세를 보인 집값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이 2.20% 올랐고 대전은 상승률이 5.73%로 급등했다. 경기(1.02%) 세종(0.59%) 인천(0.80%) 등도 덩달아 가격이 뛰었다.
감정원은 이런 현상이 통화정책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0.4%로 글로벌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자 금리인상 정책 기조를 바꿨다. 지난해 하반기(7월, 10월)에만 두 차례 금리를 내려 다시 역대 최저금리(1.25%) 수준까지 갔다.
지난해 5월부터 9.13 대책 약발이 약화돼 서울과 대전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던 시점에 금리인하 정책 효과가 겹쳐 집값을 자극했다는 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이준용 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은 “2019년 하반기 들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보장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됐고, 신규주택 공급 부족 불안심리와 맞물려 신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정원은 지난해 전국 최고 가격상승률(6.82%)은 기록한 대전과 서울 일부 지역은 투기 수요가 매매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봤다. 감정원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많이 뛴 지역을 대상으로 다주택자 매매 비중을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다.
감정원은 12.16 대책으로 9억 초과 고가주택 시장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시차를 두고 9억 이하 주택도 가격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 제기된 9억 이하 주택가격 상승 풍선효과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감정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격조정이 본격화돼 연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 셈이다.
다만 수요가 많은 서울 신축 아파트값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국 집값 하락을 예측한 감정원도 서울에서 교통과 학군이 좋은 입지에 있는 신축 아파트는 실수요자가 많아 전셋값이 더 뛸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보통 전셋값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도 상승한다. 이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감정원이 제시한 대책은 '3기 신도시'의 빠른 추진이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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