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21일(현지시각)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 연설에서 다보스포럼이 제안한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면서도 기후 변화나 지구 온난화에 대한 언급은 30분 넘게 진행된 연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지금은 비관할 때가 아니라 낙관할 때"라고 했다.
그는 "내일의 가능성을 수용하기 위해 우리는 비관론을 퍼뜨리는 예언자나 대재앙에 대한 그들의 예언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과학자들이 세계가 처한 긴급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뒤편 빨간 넥타이) 미국 대통령 연설장을 나서는 툰베리(앞줄 가운데)./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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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현장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툰베리는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열린 '기후 대재앙 방지' 세션에 연사로 나섰다.
툰베리는 기후 변화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의 무심함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세계는 여전히 기후 변화가 얼마나 긴급한 당면 과제인지 모른다"며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의 무대책이 불난 집에 시시각각으로 부채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무 심기와 과학의 발전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대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과학자가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툰베리는 "젊은 세대가 바라는 것은 탄소 배출과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중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학교를 결석하고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학교 파업'이라는 1인 시위를 벌여온 툰베리는 기후 변화를 두고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가 지나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에 찬 눈빛으로 쏘아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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