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전년 동기 대비 원화대출금 증가율은 서울과 인천, 광주와 강원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울경 지역의 증가율이 크게 하락했다.
울산지역의 원화대출 증가율은 2014년 말 12.4%에서 지난해 11월 3.2%로, 약 5년 만에 4배 가까이 줄었다. 경남(9.4→2.5%)과 부산(9.4→5.8%)의 감소폭도 컸다.
같은 기간 서울(6.9→5.4%)과 인천(6.4→8.4%), 경기(8.1→7.6%) 등 수도권에서 증가율이 소폭 줄어들거나 오히려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의 원화대출 증가율 추이(8.3→6.1%)와 비교해도 부울경 지역의 감소폭은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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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경기침체 타격이 큰 부울경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지자, 금융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한대성 과장과 진찬일·임종수 조사역은 지난해 말 한은의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2018년 중 경남지역 금융기관의 산업대출 증가율은 1.7%로 전국 평균(5.2%)을 크게 하회했다"며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최근 5년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 금융기관이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응해 대출을 보수적으로 내보낸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대출 감소세가 커지면서 이들 지역의 투자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기업이 생산설비 구입을 위해 받는 시설자금 대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추이를 보면 전국은 2014년 말 17.0%에서 지난해 11월 6.3%로 3분의1 가까이 줄었다.
그런데 부산(18.2→5.1%), 울산(14.0→4.0%), 경남(17.9→1.1%)의 증가율 감소세가 더 뚜렷하다. 서울(15.7→7.1%), 인천(14.6→8.4%), 경기(18.5→7.7%)는 전국만큼 축소되지는 않았다.
지방경기가 나빠지자 지방 기업들의 건전성이 악화돼 돈줄이 막히고, 이는 지역 투자 감소를 불러 지방경제가 다시 침체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윤상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출이 급증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돈줄이 급격히 막히는 것"이라며 "특히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기업들이 차입에 어려움을 겪으면 해당 지역의 자영업자들에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지역민들 가계 사정까지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대웅 기자 sdw61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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