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 주민투표가 실시된 21일 오후 의성군 의성읍 의성군청소년센터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군위군에 따르면, 김영만 군위군수는 주민투표(21일)에 따른 개표가 완료된 직후인 22일 오전 2시쯤 국방부에 단독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에 대한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은 이날 ‘대구 군 공항 이전 유치신청’이라는 제목의 전자문서를 국방부 이전사업과장에게 보냈다. 김 군수의 내부결제 사본이 첨부됐다.
앞서 김 군수는 의성 지역 주민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군위 주민 찬성률이 높은 곳에 대해 유치 신청을 한다고 밝힌 바있다. 그는 사실상 개표 결과가 확정된 후에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통해 나타난 군위군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대구 공항 이전지로 군위군 우보면 일대만 유치 신청한다”로 말했다.
김 군수는 22일 오전 10시30분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 공연장에서 주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주민투표 결과 및 향후 절차를 설명할 예정이다.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22일 오전 1시30분 군위 지역에 대한 개표를 마감한 결과, 단독후보지(우보)는 찬성 1만3246표(76.27%), 반대 4122표(23.73%)로 나타났다. 공동후보지(소보-비안)에 대해서는 찬성 4436표(25.79%), 반대 1만2762표(74.21%) 등으로 집계됐다.
현행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8조 제2항은 ‘이전 후보지 지방자치단체장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국방부 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이라고 명시돼 있다.
즉, 김 군수의 움직임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이라는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군위 군민만을 놓고 봤을 때 단독후보지에 대한 선호가 높았기에, “군위군민 뜻을 따른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민투표 결과 의성 지역은 전체 4만2646표 중 찬성 3만8534표(90.36%), 반대 4112표(9.64%)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6~17일 진행된 사전투표 등을 합한 최종 투표율은 군위 80.61%, 의성 88.69%로 각각 나타났다. 투표율과 찬성률을 절반씩 합산한 최종 점수는 공동후보지가 89.52로, 단독후보지의 78.44점을 앞섰다. 최종 입지는 공동후보지인 ‘군위 소보·의성 비안’으로 결정됐다.
2017년 법제처의 유권해석 등을 보면, 공동후보지의 경우 두 곳의 단체장 모두가 유치 의사를 밝혀야만 이전 부지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주민투표로 최종후보지가 된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를 두 지자체가 함께 신청해야 하는데, 김 군수가 투표 결과를 무시하고 우보만 신청하면 최종후보지가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김영만 군위군수가 “신공항 건설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대구·경북의 주된 여론을 계속 무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대구·경북·군위 자치단체장이 몇차례 만나 합의한 사안이고, 시민참여단이 숙의형으로 이전지 선정 방식을 권고한 것을 선정위원회가 반영해 기준을 정했다”면서 “군위군도 합리적으로 하리라 본다”고 밝힌 바있다.
하지만 군위군이 독자노선을 고집할 경우 상황은 부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밖에 주민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고발전, 상대지역 비방 등으로 불거진 지역 간 갈등도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2일 오후 4시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 결과와 이에 따른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또 공항 이전에 따른 후적지 개발을 비롯한 향후 추진 방향 등도 발표할 예정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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