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 자산규모 기준 순위가 지난 10년새 크게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집단 59곳중 10년전과 같은 순위를 유지한 곳은 7곳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59개 대기업집단의 지난 10년간 공정자산 변화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 상위 6개 그룹의 순위는 10년전과 동일했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는 10년전보다 자산이 100조원 이상 증가, 가파르게 성장했다. 7~10위는 10년 전에 비해 큰 변동이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을 하면서 자산이 75조4천920억원으로 뛰어 2010년 8위에서 올해 예상 7위에 올랐다. 2010년 자산순위 8위였던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위로 떨어졌다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영하며 한계단 상승한 것. 한화와 농협은 10년새 10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이와 달리 국내 프로스포츠 1,2위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출범때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프로축구.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에 자극받아 출범한 프로축구는 1983년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어렵게 태동했다. 출범 당시 할렐루야, 유공, 포철, 대우와 국민은행 등 5개팀이 참가했다. 현재는 1부 리그가 전북 현대모터스, 포항 스틸러스 등 12개팀으로 크게 확대됐지만 초창기 멤버는 모두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포철만이 포항 스틸러스로 이름을 바꿔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축구보다 1년 빠른 1982년 3월에 팡파르를 울린 프로야구는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OB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삼미 슈퍼스타즈, MBC 청룡 등 6개팀으로 시작했다. 출범 38년인 올해까지 주인과 명칭이 하나도 안바뀐 팀은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다.
두산 그룹은 출범 당시 주력 기업이던 OB 맥주를 앞세워 팀 이름을 정했으나 1998년 OB 맥주를 매각함에 따라 그룹 명칭인 ‘두산’을 내세워 명문 구단으로 우뚝 섰다.
해태는 그룹이 해체되면서 자동차기업 KIA로 2001년 새롭게 태어났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청보 핀토스⟶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로 어렵게 명맥을 이어갔으나 현대 그룹의 재정 악화로 2007년 시즌을 끝으로 팀이 해체됐다.
1981년 가을, 야구팀의 프로화가 5공화국에 의해 추진됐을때 삼성, 롯데 등 5개 그룹은 팀창단 합의를 봤으나 리그를 원만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짝수팀이어야 한다는 대의명분에 따라 MBC(문화방송)가 정부의 강권에 의해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야구중계를 담당하는 방송사가 프로야구팀을 소유하는게 맞지 않는다는 여론에 밀린데다 마침 프로야구팀 창단을 기획하던 LG 그룹의 매입 의사와 딱 맞아 떨어져 MBC 청룡은 1990년초 ‘LG 트윈스’로 유니폼이 바뀐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프로야구 출범 당시 해태 등 4개팀은 모두 그룹 회장이 구단주를 맡았으나 삼성과 롯데는 부회장인 이건희씨(이병철 회장의 아들)와 신준호씨(신격호 회장의 동생)가 구단주로 이름을 올린 것.
지난 19일 타계한 신격호 명예회장은 1997년에 롯데 구단주로 등록, 23년간 재직했는데 최장수 구단주 기록은 언젠가는 깨질 것이다. 하지만 ‘99세 구단주’는 미국, 일본에서도 드물어 ‘최고령 구단주’ 기록은 영원히 야구 역사에 남을 것 같다.
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수완 alex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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