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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선포 20개월만에 엘리엇 `백기`…정의선 지배구조 개편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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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車 어닝 서프라이즈 ◆

매일경제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해 12월 26일자로 폐쇄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주주명부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엘리엇은 2018년 4월 4일 대표 펀드인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자회사 포터캐피털을 통해 현대차 지분 10억달러(당시 약 1조1000억원)어치를 보유한 사실을 공개하며 현대차그룹과 전쟁을 선언했다. 지난해 기준 엘리엇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현대차 2.9%, 현대모비스 2.6%, 기아차 2.1%로 알려졌다.

엘리엇이 전쟁을 선포한 지 20개월 만인 지난해 말 지분을 모두 털고 나간 것은 우선 투자 손실이 수천억 원대로 불어나서다. 현대차 주가는 2018년 3~4월만 해도 주당 15만~16만원을 유지했으나 그해 11월 반 토막 가까이로 떨어졌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12만~13만원대로 회복했다. 엘리엇이 지분을 매각한 구체적 시기는 알 수 없으나 IB업계는 엘리엇 지분 평가 손실액을 3000억~50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엘리엇은 기업이 실적 악화, 구조 재편으로 취약할 때를 노려 5% 이하 소수 지분으로 치고 들어와 경영권과 고배당을 요구하는 전형적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하지만 그 전략이 현대차그룹과 전투에서는 먹혀들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에도 지분을 매입하며 합병 부결과 경영권 참여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약탈적 국제 투기 자본에 대한 반발이 큰 국내 자본시장 특성상 엘리엇이 목적을 이루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 측 전략은 2018년에는 성공을 거두며 갈 길 급한 현대차그룹과 정 수석부회장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 엘리엇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신들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 멤버로 앉히는 방안을 주주 안건으로 내놨다. 현대차 5조8000억원(보통주 4조5000억원, 우선주 1조3000억원), 현대모비스 2조5000억원 등 총 8조3000억원에 이르는 고배당도 요구했다. 결국 ISS마저 "엘리엇 측 요구가 과도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고 주총 표결에서 모두 부결됐다.

엘리엇 퇴각으로 정 수석부회장은 묵혀뒀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올해 다시 추진할 탄력을 얻게 됐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큰 줄기는 오너 지분이 많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기아차 등 핵심 계열사 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리해 정 수석부회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다.

다만 시장의 반대가 컸던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그대로 재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많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존 현대글로비스를 위주로 한 개편안은 이미 사실상 물 건너갔고, 새롭게 판을 짜거나 기존 대주주가 손해를 감수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종혁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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