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중립 이행계획으로 세계 시장서 불리해질 경우 선택사항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의 '탄소 중립' 이행계획으로 EU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 상대국 제품에 대한 탄소세 부과가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
'탄소 중립'은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 탄소 감축 및 흡수 활동을 통해 상쇄, 실질적인 순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가 외국으로부터 이산화탄소 수입을 늘리게 되면 EU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의 무역 사업과 근로자들을 위한 공정함의 문제"라며 "불공정한 경쟁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탄소배출량이 높은 수입 제품에 '탄소 국경세'(Carbon Border Tax)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dpa는 설명했다.
'탄소 국경세'란 다른 국가들이 EU의 기후 관련 기준을 맞추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국에서 EU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 규제가 엄격한 EU의 기업이 상대적으로 관련 기준이 느슨한 비(非)EU 국가의 기업과 경쟁할 때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받는 불이익으로부터 EU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EU는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한 1조 유로(약 1천29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특정 국가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기후 대책에 미온적인 국가에 손해를 보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위한 초기 조치를 취하는 중국을 거론한 뒤 "이러한 조치가 전 세계적 추세가 된다면 우리는 탄소 국경세가 필요 없는, 공평한 경쟁의 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선진국에선 중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데도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축소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캘리포니아의 탄소 배출 거래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미국의 여러 도시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 협정을 준수하기로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설을 마친 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하기를 바란다"며 "중요한 활동을 더 많이 따라 해야 할 지역도 있으므로 나는 지구 전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dpa에 말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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