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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발병지’ 우한 봉쇄령]교민들 “마스크 구하기 힘들어” 유학생 “떠날 길 막혀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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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려진 통제에 불안감…1000명 중 500명 정도 남아

신선식품 품귀 실내서도 마스크…총영사 대리 “교통편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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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 무장경찰 ‘우한 폐렴’으로 23일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커우 철도역에 무장경찰들이 마스크를 쓰고 서 있다. 우한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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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봉쇄령이 내려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원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전시상황’이다. 시내외 대중교통과 항공, 기차편 중단으로 고립된 채 언제 끝날지 모르는 ‘폐렴과의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1100만명의 주민들은 불안감 속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음식물을 챙기고 있다.

우한에는 한국 교민 100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교통수단이 통제된 데다 감염 위험으로 외출을 꺼리면서 춘제(중국 설)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일부에서는 사재기 현상도 나타났다고 교민들은 전했다. 유학생 한모씨(24)는 경향신문에 “24일 한국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봉쇄령이 내려졌다”면서 “미리 통지했다면 일찍 떠나거나 준비를 했을 텐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숙사에 남은 다른 학생들도 무서워하고 있다”고 했다.

홍콩·마카오·대만과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확진자의 80%가 후베이성에서 나왔다. 당국이 이에 ‘우한 봉쇄령’이라는 특단의 조치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한대에 다니는 강재혁씨(22)는 “재래시장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식품값이 많이 올랐다”면서 “어제까지만 해도 나이 드신 분들은 마스크 없이 다녔는데 오늘부터는 전부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행기로 소독제를 뿌린다’ ‘밤새 감염자들을 이송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외출을 더 꺼리고 있다고 했다.

한 50대 한국 주재원은 “사무실에는 최소 근무 인원만 남기고 고향으로 보냈고, 남은 직원들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게 한 뒤 하루 두 번 체온을 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재원은 “슈퍼마켓 판매대에서 채소 같은 신선식품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지금은 온라인에서든, 매장에서든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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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여행객들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 ‘우한 폐렴 상황반’을 설치해 24시간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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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우한 시내의 식품 진열대들이 싹 비어 있는 사진들과 한 포기에 몇 위안이던 배추가 35위안(약 5000원)으로 값이 오른 사진 등이 올라왔다. 알리바바 계열 슈퍼마켓 등은 “영업을 계속하고 물건값도 올리지 않겠다”고 공지했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승용차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이 되면서 미리 주유하려는 차량들로 주유소가 붐볐다고 펑파이는 보도했다.

우한 총영사관은 후베이성 한인회 등과 협력해 교민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광호 총영사 직무대리는 “우한 교민과 유학생들의 절반인 500명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교민들이 우한을 떠날 수 있는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을 본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 우한으로 드나들 수 있는 주요 고속도로 요금소와 국도 진출입로까지 폐쇄됐다. 인적 이동뿐 아니라 택배를 받기도 쉽지 않아졌다. 순펑 등 여러 택배업체들은 인적 접촉을 줄이기 위해 집 앞이 아닌 인근 택배소에서 전달한다고 밝혔다. 소독 횟수를 늘리면서 배송 기간도 길어졌다.

중국 내에서는 우한 봉쇄령이 안전을 위한 단호한 조치라고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미 겨울방학과 춘제를 맞아 떠날 사람들은 대부분 이동한 상황에서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한시가 지난 19일 4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춘제 행사를 허가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당시엔 사람 간 전염이 있는지 몰랐다”고 변명한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에 대한 사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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