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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사설] 우한 폐렴 방역망 뚫리면 한국 경제도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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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급속히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을 세계적 비상사태로 선포할지를 23일(현지시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WHO의 세계비상사태는 진원지 국가와의 교역과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리고 국제적 의료 공조대응에 나서는 심각한 전염병에 적용한다. 이번에 선포되면 최근 10년 새 6번째가 된다. 우한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 정부가 밝힌 확진자는 444명이었고 이 중 17명이 사망했다. 중국 전역에 걸친 확진자는 571명에 달한다.

문제는 중국과 가까운 한국, 대만,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미국과 멕시코, 브라질에서도 의심환자가 나오는 등 전 세계로 퍼질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WHO가 분주하게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흡기를 통해 인간 사이의 전염이 지속되는 데다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WHO는 주목하고 있다. 확진환자는 모두 우한에 살거나 최근 우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중국 당국은 23일 새벽 우한시 거주자들이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강제 봉쇄령을 내렸고 시내 대중교통과 도시 간 교통망도 임시 중단시켰다.

우한 폐렴이 국내에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건 국민 건강과 안전의 차원에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지만 경제적 타격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2000년 이후 전염병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준 사례는 세 차례 있었다. 2002~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등이었다. 한국 경제는 중동에서 시작됐던 메르스나 멕시코발이었던 신종플루에 비해 중국발 사스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 사스 확산 여파로 우리 경제 성장률은 2002년 7.4%에서 2003년 2.9%로 추락했다. 중국과의 교역이 중단되면서 국내 증시는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후폭풍이 컸다. 우한 폐렴도 비슷할 수 있다. 국내 확산으로 불안이 커지면 당장 여행과 외식 등 야외활동 중단과 소비 위축을 불러 한국 경제가 뚫리는 결과로 갈 수도 있다. 우한 폐렴이 제2의 사스로 가지 않게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서라도 철통같은 예방과 대응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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