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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잔소리" 발끈 30대, "또 안오나" 섭섭 60대…설설 끓는 세대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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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만남 '가시방석'…이런저런 핑계로 불참 '또다른 갈등'

전문가들 "형식 치중 관습 줄이고 '명절 함께' 의미 되새겨야"

뉴스1

민족대명절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역 KTX 승강장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남매가 가족과 함께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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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직장인 이모씨(30·여)는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부모와 크게 마찰을 빚었다. 연휴에 휴가를 붙여 해외여행을 계획했지만, 명절에 집에 오지 않는다는 부모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이씨는 "집에 내려가도 쉴새없이 일해야 하고 결혼 안 하냐는 '질문공세'에 마음도 지친다"면서 "연휴를 연휴답게 쉬고 싶다는 건데 이해를 못 해주신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모씨(34)는 아예 몇 년 전부터 명절 연휴 때 자진해서 '근무'를 한다. 역시나 편하지 않은 가족모임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강씨는 "놀러간다고 하면 어른들에게 한소리를 듣게 되니까, 차라리 일을 하는 쪽을 선택했다"면서 "명절 당일에만 잠깐 들러 차례에만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결혼 3년차를 맞은 김모씨(33)도 명절 때마다 고민이 많다. 아내와 의견충돌이 자주 생기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내는 아내대로 집안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나 역시 연휴 내내 운전대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그러다보니 차례나 성묘같은 명절 관습 자체에 회의감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자녀들을 바라보는 '어른들'도 할말이 없지는 않다. 나름대로 배려를 하는데도 불편하고 힘들다며 가족모임을 꺼리는 자녀들에 대한 서운함이다.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는 장모씨(72)는 "부모 입장에서는 평소에도 자주 보지 못하니 명절 때라도 꼭 봤으면 하는 생각"이라면서 "요즘은 물어보는 것도 싫어한다고 해서 조심하는 편인데 그런데도 불편하다고 하면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겠나"고 했다.

성묘와 차례 등 전통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적지 않았다. 김모씨(68)는 "젊은사람들에게는 귀찮고 불편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위로부터 내려오던 예를 한순간에 없앨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요즘은 예전에 비해 많이 간소화한 편인데 그 정도는 지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세대간 갈등은 점점 더 심화하는 모양새다. 가족모임에서 나오는 말들과 가사분담 등 그 '내용'에 관한 갈등을 넘어, 이제는 명절 때의 가족모임, 차례와 성묘 등 명절 관습을 꼭 해야하는 것인지를 두고도 갈등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물론 일부는 일가친척이 모두 모이지 않도록 명절 관습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가족여행을 가는 방식의 '대안'을 찾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한 30대 남성은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에 어른들 말씀을 따르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적어도 내 자식세대에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명절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대외협력본부장은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데 그 자리가 즐겁지 않고 오히려 불편하거나 불쾌한 감정이 들 수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성묘를 해야 하느냐, 차례를 지내야 하느냐는 문제는 사실 부차적인 것'이라면서 "20~30대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그 '자리'에 대한 부분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오고싶은 자리'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사회의식이나 가치관의 변화로 많은 부분에서 개인선택의 준거가 바뀌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명절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면서 "즐겁자고 모이는 명절 자리에서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지는 않는지, 지나치게 관습에 얽매이다 명절의 의미를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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