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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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이 이른 시일 내 타결되지 못하면 몇 주 안으로 주한미군 기지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하겠다고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SMA 타결이 계속 지연되면 9000명에 달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무급휴직 통보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MA 규정에 따르면 미군 부대 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은 미군기지 건설비, 군수 지원비 등과 함께 분담금 3대 항목에 포함된다. 손기오 미군 기지 한인노동조합 대표는 “조치가 내려지면 즉시 6000여 명 근로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SMA가 3월 말 전에 발효되지 않으면 4월부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규정상 60일 전부터 이 같은 내용을 사전 통보하게 절차다.
즉 증액 압박을 위한 카드라고 할 순 없으나, 미국 측이 한국인 근로자의 고용 문제를 촉발해 우리 정부가 협상에 빨리 임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한미는 1991년 이후 작년까지 1~5년 단위로 SMA를 체결해왔다. 10차 SMA(한국 분담금, 1조389억 원)는 유효기간이 1년으로 지난해 말 효력이 종료됐다.
이후 협정 공백 상태로 11차 SMA 체결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최초 분담금 50억 달러(5조8065억 원)를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기존 액수에 5배가 넘는 분담금 요구에 반발하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협상단이 미군 임시 순환배치 등에 따른 공동 부담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비용을 한국이 더 많이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독자 파병,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등은 분담금 협상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22일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가 “한국이 때로는 크게 한 걸음 물러나 미국이 한미관계에 제공한 모든 것에 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언론 공동기고문에서 “한국은 부양 대상이 아니다”며 "한국 측 분담금은 대부분 한국 지역 경제로 돌아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SMA 1년 단위 계약은 주한미군 지원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민간인 고용이나 건설 프로젝트 등은 1년 이상의 기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렉슨 류 전 미 국방부 비서실장도 “페니-피칭(Penny Pitching, 모 아니면 도) 같은 거래 전략으로 동맹에 접근하면 동맹이 가진 강점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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