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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현장에서]한진家 '왕좌'가 흔들린다..뒤늦게 홍보에 힘쓰는 조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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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에 소극적이던 조원태, 태도 전환해

3월 주총 표대결 앞두고 '주도권 경쟁' 해석

'反조원태' 연합과 표대결 예고.."경영권 사수" 총력

이데일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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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작년 4월 한진그룹 왕좌에 오른 조원태 회장은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다. 최소한의 공개 일정만을 소화하고, 외부 인사들과의 스킨십도 적다. 공개된 SNS계정도 없다. 성격만큼이나 본인을 알리는 데도 소극적인 편이었다. 추진력이 강한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는 정반대 성향이다.

그랬던 조 회장이 최근 변하기 시작했다. 보도자료에 직접 등장하며 ‘아직 그룹 경영권은 내게있다’는 점을 넌지시 알리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 주도권을 잡기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지난 22~2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모두 조원태 회장을 직접 언급됐다. 각각 △소외이웃을 위한 쌀 기부 △중소 여행사와 수익금을 공유했다는 선행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조원태 회장의 의지에 따라 이뤄졌다’는 언급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던 조 회장으로선 이례적인 행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사실 조 회장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적잖이 노력해 왔다. 작년 4월 회장직에 오르자마자 서비스직을 제외한 본사 직원에게 자율복장을 도입하고, 정시 퇴근을 장려하기 위한 PC오프제를 실시하는 등 보수적인 사내 문화를 바꿨다. 현대카드·카카오 등 이종 산업과 협력하며 변화도 시도했다. 이같은 공(功)에도 본인을 알리는 데 소극적인 편이었다.

이를 두고 ‘조원태 회장의 샤이(shy)한 성격이 반영된 행보’라는 해석과 ‘아직 경영권 주도권을 완벽하게 쥐지 못한 증거’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 바 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바뀌었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소동’을 기점으로 경영권 갈등으로 번졌다. 삼남매의 엇비슷한 지분으로 보나, 내부 장악력으로 보나 조 회장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시선은 3월 말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로 쏠린다. 한진칼 지분율 17.29%로 최대주주 자리를 꿰찬 KCGI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내이사를 사수하려는 조원태 측과 표대결이 불가피하다. 조원태 회장의 뒤늦은 홍보활동도 주총 주도권을 쥐기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최근 상황은 조원태 회장에게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카카오·델타항공 등 우호지분을 합쳐봤자 21.67%에 불과하다. 이른바 ‘반(反) 조원태 연합’을 꾸릴 것으로 알려진 조현아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의 지분율은 31.98%에 달한다. 결국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지지에 모든 판세가 달렸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심중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양 측의 신경전도 지속될 전망이다. KCGI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조 회장이 대한항공이 지주사인 한진칼에 직원 여러명을 불법 파견하고, 부당 지원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조 회장 측은 즉각 “그룹 내 정당한 인력교류”라고 반박했다. 주총을 앞두고 표대결 주도권을 위한 양 측의 대립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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