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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우한폐렴 곧 서울 상륙” 캐나다 AI는 WHO보다 먼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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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와 싸운 의사가 만든 ‘블루닷’

항공데이터 등 분석해 확산 예측

6년전 에볼라 경로도 사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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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중국 항공사들도 우한 노선의 운영을 중단했다. 주요 해외 항공사들은 우한이 아닌 다른 중국 지역으로의 운항 중단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우한공항이 폐쇄된 23일 항공편이 취소(빨간색)됐음을 알리는 중국 우한공항의 전광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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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의 전세계 확산을 가장 먼저 예측한 것은 캐나다 인공지능(AI)이었다. 17년 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때 사투를 벌인 캐나다 의사가 창업한 스타트업 기술이다.

캐나다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보다 먼저 우한 폐렴의 확산을 경고했다고 외신들이 28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블루닷은 AI로 전세계 뉴스와 항공 데이터, 동식물 질병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해 ‘바이러스가 확산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후 지난 1월 6일 CDC가, 1월 9일 WHO가 질병 확산을 공식 경고했다.

블루닷 창업자 캄란 칸 박사는 “사스 때의 데자뷔”라며 “정부가 제때에 필요한 정보를 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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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란 칸 블루닷 창업자


블루닷을 낳은 것은 사스였다. 중국에서 발발한 사스의 상륙으로 2003년 캐나다에서 44명이 사망했다. 당시 토론토 최대 병원인 세인트 마이클 병원 임상의였던 캄란 칸은 이를 계기로 감염병의 국제 확산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10년 뒤인 2013년 블루닷을 창업했다.

블루닷은 현재 전 세계 65개국의 뉴스, 가축 및 동물 데이터, 모기 등 해충 현황, 국제 항공 이동 데이터, 기후 변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한 뒤, 의학·역학적 검토를 거쳐 각국 정부 및 공공보건 분야 전문가들에게 발송해주고 있다.

기업으로서 블루닷의 가치를 알아본 건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이다. 리 회장의 벤처캐피탈 호라이즌벤처가 2014년 블루닷에 투자했다(투자금 비공개). 지금은 의사·엔지니어 외에도 생태학자, 수의사, 수학자, 데이터분석가, 통계학자 등 40여 명이 블루닷에서 일한다.

지난달 말 블루닷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방콕·서울·대만·도쿄 등에 곧 상륙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항공 여정 데이터 등 민간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였다.

블루닷은 창업 초기부터 항공 빅데이터에 주목했다. 2003년 사스의 교훈이다. 항공 산업의 발전이 호흡기 감염병의 급속한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발발 때도 블루닷은 감염자에 대한 의료 데이터와 수십억 건의 항공 여정을 분석해 에볼라가 최초 발생지였던 서아프리카 밖으로 확산될 것을 사전에 경고했다.

반면, 전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은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사실 빅데이터를 통한 감염병 예측 시장엔 구글이 먼저 발을 들였다. 2008년 구글은 독감 현황과 전파 경로를 지도에 보여주는 ‘구글 플루 트렌드(GFT)’를 내놓았다. 구글 검색 엔진에서 얻은 빅데이터에 기반했다. 사람들이 아프면 ‘감기’, ‘독감’ 같은 검색어 입력이 늘어나고, 이를 분석하면 독감 발생 지역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3년 구글의 독감 예측은 크게 엇나갔다. 실제 발생률은 그 절반도 안 됐다(오차 140%). 뉴욕시가 ‘독감을 주의하라’는 보건 경보를 발령하자 구글에서 독감 관련 검색이 폭증했는데, 이것이 실제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의 검색으로 분석에 반영된 탓이었다. 공포·호기심 같은 인간 심리의 변화를 걸러내지 못한 결과였다. 서비스는 조용히 중단됐다.

블루닷도 SNS 데이터는 분석에 반영하지 않는다.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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