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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수출·소비심리 다시 뛰는데…‘코로나’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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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반등의 복병 ‘신종 코로나’

경향신문

그래픽 | 김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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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물량 8개월 만에 증가

수출액도 하락폭 줄이며 회복기조

1월 소비심리 104.2 ‘낙관이 우세’

‘코로나 사태’ 장기화 땐 타격 우려

“앞으로 2~4주 잘 넘기면 안정화”


지난달 수출물량이 7.7% 증가세로 전환한 데 이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도 크게 상승하며 새해 초부터 경기 반등의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라는 복병이 튀어나오며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경우 경기회복 시점이 올 하반기로 지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7% 상승하며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4월을 빼고는 줄곧 감소하던 수출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18년 10월(23.7%)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 12월 수출물량이 줄었던 기저효과에다가 미·중 무역분쟁이 양국의 1차 합의로 완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투자가 늘면서 기계 및 장비 수출이 13.5% 늘었고, 이동전화 및 집적회로 수출도 각각 23.9%, 37.1%씩 증가했다. 중국 및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화장품 수출도 29.3% 늘었다. 딸기를 비롯한 과실류 중심의 농림수산품 수출도 31.4% 급증했다.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했지만 나쁜 수준은 아니다. 2018년 12월(-3.7%) 마이너스의 늪에 빠진 뒤 지난해 5월(-10.9%)부터 계속되던 두 자릿수 하락폭이 소수점 한 자릿수 이하로 줄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의 금액 감소폭이 완화된 효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상황은 지난 한 해 전체 수출물량지수(-2.2%)와 수출금액지수(-10.3%) 증감폭과 비교해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최근 관세청이 집계한 올 1월 1~20일 수출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22.4%), 10월(-19.5%) 등의 두 자릿수 수출 감소에 비하면 상당히 호전된 양상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또는 다음달에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월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발생 이전에 조사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2로 전월 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이 더 늘어나고 경기에 대한 낙관이 커지면서 소비지출 전망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9)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경기 반등 신호가 실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경제를 얼마나 흔들지에 달렸다. 한은 관계자는 조만간 마감될 1월 수출에 대해 “설 연휴에다 신종 코로나 등의 상황이 있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업을 비롯한 내수 위축에다 중국 등의 생산 둔화에 따른 수출 타격은 물론, 간접적인 투자 및 고용 위축 등이 우려돼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가 4~5월 내 진정된다면 경제적 피해는 상반기에 집중되고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 회복세가 유효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약 0.1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으로 인한 한국의 성장률 감소폭은 0.3%포인트로 추산된다.

신종 코로나가 경제의 기초여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소연·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진 환자 수 향방이 결정되는 향후 2~4주만 잘 넘긴다면 시장은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한 달을 고비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바 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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