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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눈앞… 지난해 11월 자연증가율 첫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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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저작권한국일보] 최근 월별 인구 자연증가 추이 / 김문중 기자/2020-01-30(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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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더 많아 인구가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인구절벽’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구 증가율이 0%를 기록한 데 이어 11월에는 인구가 오히려 1,619명 줄어들었다. 겨울 한파 등으로 노약자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12월을 제외하고 11월에 인구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3,81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2명(5.9%) 줄어들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 이후 44개월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자 수(조출생률)는 5.6명으로 2018년 12월 이후 역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망자 수는 2만5,43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38명(5.1%) 늘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조사망률)는 6.0명으로 같은 기간보다 0.3명 늘었다.

이로써 조출생률에서 조사망률을 뺀 자연 인구 증가율은 -0.4명으로 11월 기준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월간 인구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2월, 2018년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12월에는 겨울 한파에 취약한 고령 인구 사망이 늘어나는 계절적 특수성이 있다. 11월 첫 인구 감소 의미가 가볍지 않은 이유다

◇ 4분기 인구 증가율도 사실상 ‘마이너스’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12월 특성을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 자연 인구 증가율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2월 인구 감소 수에 따라 2018년 4분기 자연증가율(-0.1%)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인구 자연 감소는 1,491명으로 이미 2018년 4분기 감소 수(1,191명)를 넘어선 상태다.

연간 출생아 30만명 벽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 출생아 수를 30만9,000명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28만1,785명으로 12월에 1만8,215명 이상이 태어나야 30만명 벽을 돌파한다. 2018년 12월에 2만2,767명이 태어났지만, 출생아 수 감소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것은 결혼 적령기의 20~30대가 결혼을 기피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주택 구입과 자녀 육아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결혼을 최대한 미루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결혼건수는 21만4,26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7.2% 감소했다.

◇ 인구 절벽 시대 언제 도래?

정부는 우리나라 인구가 2027년 정점을 찍은 뒤 2028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인구 감소 시점이 이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 2015년까지 3명대를 넘던 인구 자연증가율은 2016년 2.5명, 2017년 1.4명, 2018년 0.5명으로 해마다 약 1명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자연증가율은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출산율에 따라 인구 증가율이 언제 마이너스로 떨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예상보다 출산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조만간 인구 감소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인구 추계는 출산율 외에 인구 이동, 사망 등 종합적인 변수를 고려해야 해 2028년보다 그 시기가 앞당겨진다고 현재로서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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