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발표
연간 전산업생산지수 0.4% ↑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
제조업 평균 가동률 72.9%…IMF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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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상돈 기자] 지난해 국내 생산 관련 지표가 2000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소비ㆍ투자와 더불어 11월부터 두 달 연속 나타났던 개선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확산이라는 대외 악재를 만나 다시 꺾일 우려가 높아졌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산업생산지수는 서비스업 등에서 늘어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광공업 생산은 전자부품과 기계장비 감소로 전년보다 0.7% 줄어들었다. 1998년(-6.4%) 이래 최대폭 감소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9%로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67.6%) 이후 가장 낮았고, 설비투자 역시 7.6% 줄며 2009년(-9.6%) 이후 10년 만에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각각 8.8%, 4.1% 줄어든 영향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공사 실적이 9.4% 줄어들면서 전년보다 6.7% 감소했다. 역시 감소폭은 2008년(-8.1%) 이후 최대다.
다만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주요 산업활동 지표가 동반 개선되는 '트리플 증가'가 두 달 연속 나타났다. 12월 전산업생산은 1.4%, 소매판매는 0.3%, 설비투자는 10.9% 증가했다. 경기 예측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오르며 넉날째 상승했고,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40.9% 뛰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기개선의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면서 "경기 개선의 신호를 확실한 경기 반등의 모멘텀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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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책적 대응에 한계가 있는 대외 악재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서비스업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그쳤던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와는 달리 제조업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도 장기화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SNS에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연초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아직까지 실물지표상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전개상황에 따른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 중"이라고 적었다.
김용범 기재부 차관도 이날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중국 현지 진출 기업은 물론, 수출, 외국인투자, 음식숙박업, 관광, 물류,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감염증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분야들에 대해 부처별 대응반을 구성ㆍ가동하겠다"면서 "모든 발생가능한 상황과 지원수단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부 악재 여파로 올해 큰 폭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신종 코로나 영향은 올 1월 전산업생산지수부터 반영될 것"이라면서 "과거 사스때는 서비스업에 국한됐지만 이번에는 제조업까지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주 실장은 "우한폐렴 탓에 중국의 물류도, 공장도 안 돌아가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우리의 중간재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는 우한폐렴이 발생한 중국 경기둔화에 따라 한국의 수출, 관광 및 소비 분야에 악영향이 불가피해 큰 폭의 산업 지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경제 영향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고 민감하게 볼 필요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2003년 3월 국내 사스 발생 당시 민간소비 증가율이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사스때문이 아니라 전년 발생한 카드사태와 2차 북핵위기, 그리고 이라크전쟁 등의 영향으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사스발원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2년 9.1%, 2003년 10.0%, 2004년 10.2% 등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면서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근거가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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