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부문 후보였던 '아이리시맨' 무관에 그쳐 기생충 실적과 대비
스트리밍에 대한 경계심 보여줘
수년 동안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려온 넷플릭스는 지난해 '로마'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현 국제극영화상)을 받으며, 올해는 작품상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 노아 바움백의 '결혼이야기', '두 교황' 등 세 편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 애니메이션 '클라우스' '내 몸이 사라졌다' 등 모두 6개 작품이 2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물량 공세도 어마어마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아카데미에 넷플릭스가 쏟아부은 캠페인 비용만 최소 1억달러(1100억원)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혼이야기' 로라 던이 받은 여우조연상, '아메리칸 팩토리'의 장편다큐멘터리 단 두 편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작품상을 포함해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아이리시맨'에 돌아간 오스카 트로피는 없었다. '기생충'이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4개 부문에서 수상한 것과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넷플릭스의 부진은 스트리밍에 대한 아카데미의 '경계심'을 보여준다. 미국 영화업계는 전통적 극장 방식으로 개봉하지 않는 넷플릭스가 영화 시장을 교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관에서 일주일도 상영하지 않는 영화는 아카데미 후보 자격이 없다"고 한 바 있다. 영화의 전통을 위협하는 넷플릭스를 '공공의 적'으로 보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의 오랜 방어벽이 넷플릭스의 '작품상 클럽' 가입을 거부했다"고 평했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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