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생산가능인구 1995년의 60% 수준으로 줄어
제조업 중심 로봇 산업, 서비스·의료·건설업 등 확대
최근에는 AI·VR 등 적용한 협동 로봇 개발에 박차
‘초고령화 사회’ 일본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오는 2035년에는 일본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다.”
지난 2015년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년 뒤 일본 내 노동자의 49%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불과 5년 사이 일본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로봇과 AI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는 2050년에는 일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정점이던 1995년의 60% 수준으로 줄어드는 만큼 이같은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일본 로봇제조사들은 2010년 이후 제조업에서의 로봇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생산설비를 크게 늘리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6년 기준 일본의 제조용 로봇 생산량은 15만 2558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제조용 로봇 시장의 절반(52%)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일본 제조용 로봇 시장은 매년 1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같은 일본 제조용 로봇 산업 성장에는 일본 정부의 탄탄한 지원이 뒷받침됐다. 일본 정부는 2015년 ‘로봇 신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1000억엔을 투자, 일본 내 로봇 시장을 5년 내 4배인 2조 4000억엔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제조업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길을 여는 한편 AI 기술 도입을 적극 장려해 산업 경쟁력을 크게 키웠다. 로봇 시장 영역도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의료업, 농업, 건설업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했다. 단순히 기술 고도화에 집착하기보다는 우수 인재 양성 및 확보와 기술 활용·확산 기반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초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생산성 저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경제 성장, 사회 혁신 수단으로 로봇과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종합전략을 추진해왔다”라며 “특히 자국 제조업 발전에 크게 공헌해 온 로봇 기술이 생산 현장에서 일상생활까지 저변을 넓혀 다양한 사회적 과제 해결에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표적 로봇 기업인 야스카와전기와 가와사키중공업, 미쓰비시전기, 오므론 등은 최근 AI와 가상현실(VR)을 결합한 협동 로봇을 선보이는 등 고령화 시대 속 미래 제조업의 노동력 감소를 대비하고 있다. 협동 로봇이란 인간과 로봇이 직접적인 상호 작용을 하며 일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지난해 가와사키중공업은 로봇을 VR을 통해 원격으로 조작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야스카와전기는 사람이 양손으로 조작하면 직감적으로 로봇이 자동 인식해 물품을 운송하는 협동 로봇을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일본 로봇 업체들은 다양한 협동 로봇을 출시하며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제조 패러다임 변화 대응을 강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처도 다변화하고 있다”라며 “일본이 일찍이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처럼 우리나라도 로봇 기술 개발과 다양한 응용시장 개척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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