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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왜 임미리한테 사과 안해?”… 진중권 “문재인의 민주당은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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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임미리 교수 고발 취소 후폭풍 / 임 교수 “표현의 자유 훼손한 것 사과하라” / 이낙연 전 총리 등 당내에서도 우려 목소리 / 진중권 “위선적… 민주당과 文지지자들이 민주 가치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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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 취소 후에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뭇매를 맞고 있다. ‘추가 입장 발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건에 대해 논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 “이미 고발 취소와 유감 표명으로 (논란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가적인 입장 발표는 없다고 못 박았다.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신문사 칼럼을 썼다가 민주당으로부터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에 민주당이 표현의 자유 등을 억압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고,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이달 14일 임 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을 취소했다. 하지만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아 후폭풍이 이어졌다.

◆ 임미리 교수 “이력 문제 삼아 주장 폄훼… 집권당의 자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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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뉴스1


임 교수는 16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주당에서는 (고발) 철회와 함께 당연히 당 지도부의 사과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공보국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어 “일부 지지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제 신상을 캐고 마침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까지 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과거 저의 기고문 중 일부만을 발췌, 탄핵을 찬성해 ‘보수여 준동하라’고 주장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또 민주당이 ‘안철수 측 싱크탱크 출신’이라는 본인 이력을 거론한 사실에 대해 “(저의)이력을 문제 삼아 저의 주장을 폄훼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당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비판적인 국민의 소리는 무조건 듣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등 시민단체도 이날 이해찬 대표를 명예훼손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 이낙연 “한없이 겸손해져야”… 진중권 “민주당·지지세력, 전체주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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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왼쪽)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이번 임 교수 고발 건을 두고 민주당이 잘못 대처했다는 비판은 당내에서도 나왔다.

특히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서울 종로구 출마 예정)는 지난 15일 “사람이 일하다 보면 긴장이 느슨해지거나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은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전 총리를 향해 “아주 우아하게 손을 씻었다”라고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같은 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이낙연 후보의 말, 다시 읽어봐라. 민주당이 잘못 했다는 말, 안 들어 있다. 임미리 교수에게 사과한다는 말도 안 들어 있다. 그냥 상황을 우아하게 모면하기 위한 텅 빈 수사만 있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위선적”이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다음 날인 16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리고 “문재인 팬덤이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고 동료 시민의 신상을 캐어 고발하는 추적군중이 돼 버렸다”고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저격했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 남의 입을 틀어막으려 드는 저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민주당’”이라면서 “수십 년 동안 민주당이 표방해온 가치를 바로 그 당이,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메시지를 무력화하기 위해 메신저를 야산에 묻어버리는 것은 문빠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실은 민주당에서도 그 방식을 즐겨 차용했다. 박용진을 비롯해 의원 일곱 명이 동양대 총장을 묻어 버렸고 이번에도 고발 취소하면서 전력을 왜곡해 임미리 교수를 묻으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에는 민주주의자가 없다’는 홍세화 선생의 지적대로 실제로 민주당과 지지자들의 정치적 소통의 방식은 자유주의적이지 않고 전체주의적”이라며 “김대중과 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니다. 문재인의 민주당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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