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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저숙련 노동자 취업 불허”…영국, 브렉시트 이후 이민 제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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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취업희망자 점수제 시행…70점 넘어야 취업허가

식당 호텔 돌봄센터 등의 육체노동직에 외국인 불허

외국인 최저임금은 인하…숙련노동직 제한은 철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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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저숙련 노동자 등의 이민 불허를 뼈대로 하는 유럽연합 탈퇴 이후의 이민 제도를 발표했다. 이민 제한이 유럽연합 탈퇴의 큰 이유였던 영국의 이민 제도 변경은, 이민 허용 범위 및 조건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다른 선진국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내무부는 18일(현지시각) 외국인의 영국 취업허가 때 숙련 기술 보유와 영어 능력 등을 고려하는 점수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점수제가 시행되면, 단순 육체노동에 의존하는 저숙련 저임 노동자나 영어 구사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비자 발급이 불허된다.

점수제를 실시하면 외국인이 영국에서 취업하려 할 경우, 영국 내 취업기관의 승인 20점, 노동 숙련도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 20점, 영어 능력 10점,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관련 박사 학위는 20점, 임금 수준 20점 등 모든 조건을 점수화해, 모두 70점이 넘어야 취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영국 내의 식당, 호텔, 돌봄센터, 식품 가공 공장 등에서의 육체노동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영국으로 오는 숙련 노동자의 경우엔 임금 문턱이 3만파운드에서 2만5600파운드로 낮춰진다. 다만, 노동력이 부족한 특정 직군에서는 2만480파운드 이상의 임금만 받아도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노동력 부족 직군으로는 토목, 의료, 간호사, 심리학자, 고전발레 무용수 등이다.

영국 내 320만명의 유럽연합 출신 기존 취업자들은 이런 취업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취업을 지속할 수 있다. 영국 방문자들은 비자가 없어도 6개월 동안 체류가 허락되지만 일을 할 수는 없다.

내무부는 또 영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자유 통행이 끝나는 오는 12월31일 이후부터는 유럽연합 시민과 비유럽연합 국가 시민들의 영국 출입국 과정에서 차별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국가 출신 시민들도 영국 출입국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영국 정부는 점수제가 저숙련 노동자를 위한 통로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히며, 기업들은 유럽 국가와 영국 사이의 자유 이동 종식에 적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농업 분야의 계절노동자는 4배로 늘려 1만명까지 허용하고, 청년 이동 협약에 따라 매년 2만명의 젊은이의 영국 입국은 허용키로 했다.

야당인 노동당 쪽은 “보수당의 적대적인 노동환경이 시행되면, 궁극적으로 숙련 분야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노동자들을 찾기가 아주 어려워 질 것이다”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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