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양 늘리고 값 낮추고…유통가 "코로나 넘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충격파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생존을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불황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용량을 늘린 제품을 내놓거나 가격을 내리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들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배달 확대에 나서고 있다. 홈쇼핑에선 건강기능식품과 간편식 판매가 늘어나는 반면, 마스크 착용 시간이 늘면서 색조 화장품 판매는 줄어들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체들은 가격 인하와 증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23일까지 '한 판 더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프리미엄 피자(라지)를 방문포장으로 주문할 경우 클래식 피자 3종(슈퍼슈프림피자, 슈퍼디럭스피자, 포테이토피자) 중 라지 사이즈 피자 한 판을 추가로 제공한다.

동원F&B는 기존보다 2.5배 이상 길어진 20㎝ 길이의 '리얼 롱 맛살' 2종(리얼크랩스 롱, 리얼랍스터 롱)을 출시했다. 기존 맛살(7.5㎝)보다 길이를 2.5배 이상 늘린 20㎝ 롱 사이즈다. 해태제과는 최근 초코바 '자유시간'의 크기와 무게를 늘린 신제품 '자유시간 빅(Big)'을 출시했다. 오리지널 제품(36g)보다 중량이 2배(64g) 늘었지만 가격은 50%만 오른 1500원이다.

BBQ는 지난달 창사 25주년을 맞아 인기 제품 '치즐링'의 맛을 새롭게 해 재출시하면서 가격을 인하했다. 치즐링 가격은 기존 1만9000원에서 1만6500원으로 낮아졌다.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확산과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패밀리레스토랑들은 영업시간 단축과 배달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푸드빌은 최근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일부 매장에서 30분~1시간가량 단축 영업을 시행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인천공항점 입국장 푸드코트 등 일부 매장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30%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빕스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메뉴 주문 시 할인을 제공하는 등 배달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빕스 배달 메뉴의 올해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치킨·핫윙·피자·감자튀김으로 구성된 '파티박스'는 대표 인기 메뉴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TGI프라이데이스'도 지난 10일부터 지점 19곳이 영업시간을 30분에서 많게는 3시간30분까지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GRS는 지난 10일 통합 앱 '롯데잇츠' 론칭을 계기로 TGI프라이데이스 배달 서비스와 드라이브스루 등 언택트 판매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홈쇼핑에서는 코로나19로 외출을 피하는 사람이 늘고 마스크 착용도 늘면서 외모 가꾸기용 상품 판매가 줄고 건강이나 위생, 간편식 관련 상품 구매가 늘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1~17일 팔린 상품을 분석한 결과, 파운데이션이나 메이크업베이스 등 색조 화장품 주문 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6% 줄었는데, 이는 마스크 착용자가 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보인다. 가방, 시계, 목걸이 등은 이 기간에 14% 감소했다.

반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프로폴리스, 홍삼, 유산균, 비타민 등 건강식품 주문액은 137% 늘었고 보양식과 반찬류를 포함한 간편식품 주문도 5배 뛰었다. 작년과 편성 시간이 거의 비슷했던 보험 상품 주문액이 52.3%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롯데홈쇼핑은 레저·스포츠웨어 상품 수요가 감소하자 관련 프로그램 편성을 42% 줄였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동남아시아, 유럽 등 22개나 편성했던 여행 패키지 상품은 지난달 28일부터 모두 사라졌다. 대신 위생 관련 생활용품 편성은 1.5배, 건강식품과 간편식품 편성은 2배 이상 늘렸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스메틱 부문에서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제품도 있다. 헬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에서는 '쏘내추럴 메이크업 세팅 픽서' 등 픽서제품 판매량이 최근 한 달 새(1월 19일~2월 18일) 전년 동기 대비 29.3% 늘었다. 마스크가 얼굴에 맞닿아 화장이 지워질 우려가 커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립스틱보다 지속력과 발색력이 좋은 틴트를 찾는 고객도 많았다.

대형마트에서는 소량을 자주 빨기 쉬운 미니 세탁기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에서 지난 1~19일 2.8㎏ 용량 소형 세탁기 '파세코 미니 클린'의 하루 평균 매출이 1월보다 무려 633% 올랐다.

[이호승 기자 / 김태성 기자 / 심희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