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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日크루즈 격리` 결국 죽음 불렀다…이란선 확진 5시간만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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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 '공포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에 탑승했다가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돼 병원으로 이송됐던 2명이 20일 사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크루즈선 탑승객인 87세 남성 1명과 84세 여성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 사망자는 지난 13일 가나가와현에서 사망한 80대 여성을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사망한 2명은 지병이 있었다. 남성은 11일, 여성은 12일 확진 판정과 함께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후생노동성은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조사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이외 다른 아시아 국가와 중동·아프리카 대륙에서 속속 신규 확진·사망자가 늘어나 염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대중국 이동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주일 새 코로나19 전염력은 갈수록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란에서도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던 60대 남성 2명이 확진 발표 5시간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발발국인 중국을 제외하고 사망자는 필리핀(1명), 홍콩(2명), 일본(3명), 프랑스(1명), 대만(1명), 이란(2명) 등 총 6개국에서 10명에 이른다.

지난 12일 자정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발병 국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국, 유럽 9개국, 북미 2개국, 중동 1개국 등 27개국이다. 확진자 발생 국가에서 사망자 추가 증가에 대한 염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 중 중증환자는 20일 사망한 2명을 빼고도 27명에 달한다. 확진자 중 고령자 비율이 높은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크루즈선 탑승자의 경우18일까지 연령대가 확인된 확진자 542명 중 70대 이상은 290명으로 53%다. 이 중 80대와 90대 이상 확진자도 각각 53명,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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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사망자가 발생한 일본 내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고 하선한 승객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크루즈선에서는 19일(443명)에 이어 20일에도 승객 274명이 하선했다. 일본 정부는 21일까지 코로나19 조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승객을 모두 내리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과 같은 방을 썼던 사람이나 승무원 등은 21일 이후에도 크루즈선 내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하선한 인원이 각자 판단에 따라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19일과 20일 하선한 사람들은 전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귀가했다. 일본 정부에서 하선자들에게 취한 조치는 향후 2주간 자택 내에 머물 것과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전용 핫라인으로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정도다.일본 정부는 음성 판정을 받은 만큼 문제가 없다며 하선을 허용했지만 성급한 결정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선이 19일부터 시작된 것은 선실 내 격리가 시작된 지난 5일 이후 2주가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19일에도 확진자가 나온 만큼 격리 기간을 더 늘렸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18일까지 선내에 머무르는 기간 중에도 제대로 된 격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탑승객의 말을 인용해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의무실에 방문해도 증상이 있는 사람과 일반 환자들이 함께 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 관련 업무를 해왔던 후생노동성 직원과 내각관방 직원 등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홋카이도와 후쿠오카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돼 일본 내 감염자는 총 727명(크루즈선 634명 포함)으로 늘었다.

정부 현장 대응을 돕기 위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사쿠라이 시게루 이와테의대 교수는 "최초엔 파티 등 승객끼리 교류로 확산됐지만 이후엔 승무원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선원들은 2인 1실이 기본이며 마스크 숫자도 부족해 며칠 동안 같은 마스크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 승무원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가 부족해 대규모 확진자를 쏟아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은 이 같은 비판에 "국내외 전문가들 의견에 따라 선내 감염 통제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현 상황이 일단락되면 선내 대응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비난 여론을 달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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