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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20일 하루 TK·서울·광주·김제·제주 `동시다발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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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초비상 / 코로나 전국으로 확산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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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관리권을 벗어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면서 20일 하루 동안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54명이나 폭증해 총 107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날에만 신규 확진자 49명이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은 '집단 패닉'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새로 확인된 환자는 대구·경북에서 49명, 서울에서 2명, 광주와 제주·전북 김제에서 각각 1명 나왔다. 이로써 대구·경북에서만 지난 18일 31번 환자(61·여)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총 70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특히 새로 추가된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49명 중 대부분은 31번 환자가 다닌 교회(신천지 예수교회)와의 연관성이 드러났다. 문제는 교회 신도 중 추가 확진자가 향후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개연성이 크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도 과천, 제주, 경북 경산·경주·고령·구미·영천·칠곡 등지에서 83명이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3·4차 감염은 물론 대구뿐 아니라 전국으로 지역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지난 9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31번 환자가 신천지 대구교회를 찾아 예배를 볼 때 함께 참여한 교인 1001명을 상대로 20일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증상이 있다'고 답한 인원이 90명(9%)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시 권고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아직 대구시와 전화 연결이 안 된 신도는 396명(40%)에 달한다.

'슈퍼전파자'로 추정되는 31번 환자를 통해 교회뿐만 아니라 새로난한방병원에서 감염자 2명이 발생했고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나온 확진자 15명도 31번 환자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질본은 "31번 환자가 이달 초 청도군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대남병원 사례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병원 환자와 직원을 대상으로 전수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청도군 대남병원 확진자 15명 중 1명이 이미 지난 19일 새벽 사망했는데 그의 사후 진단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31번 환자의 접촉자 수는 19일까지만 해도 168명으로 파악됐지만 20일 총 1160명으로 급격히 불어나 당국을 긴장시켰다. 질본은 31번 환자가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1번 환자의 발병일을 이달 7일이나 10일께로 보고 있는데, 전체 교회 관련 환자의 발병일을 보면 대체로 이달 7~9일에 시작해 15~17일에 정점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31번 환자와 유사한 시기에 발병한 환자가 더 있기 때문에 31번 환자도 어딘가에서 공동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불특정 감염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전국 감염이 통제 불능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19일 발생한 감염 경로 미상 환자는 3명이었지만 20일 7명이 추가돼 이 지역에서만 불특정 감염자가 31번 환자를 포함해 총 11명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서울의 감염 경로 미상 환자 3명(29·30·40번)을 포함해 전국 불특정 감염자는 14명에 달한다.

19일 확진된 서울 성동구 40번 환자(77)의 접촉자는 현재까지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증상 발현 하루 전인 10일 자차를 이용해 이마트 성수점을 방문했고, 14일 도보로 포보스 엔터식스한양대점을 찾아 포장 음식을 수령해 갔다. 15일에는 자차로 동대문구 장례식장(삼육서울병원)을 찾았고, 18일 한양대병원 방문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거주하는 56번 환자(75)는 이달 8일부터 감기 증상이 있어 이비인후과 등을 방문했고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폐렴 소견이 있어 종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뒤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종로구에서 나온 여섯 번째 환자다. 특히 이 환자는 지난달 말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감염 경로 미상인 종로구 29번 환자(82)와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질본은 "56번 환자는 29번 환자와 같이 식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56번 환자가 지난 17일 오후 마지막으로 찾아간 종로구 이비인후과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거리에 정부서울청사 한빛어린이집이 있어 해당 어린이집이 20일부터 일주일간 휴원에 들어갔다. 20일 오후에는 서울에서 확진자 1명이 더 늘어남에 따라 서울 지역 확진자는 총 15명이 됐다.

이날 군 장병도 제주 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3~18일 휴가차 고향인 대구에 다녀온 현역 군인 A상병(22)이 간이키트 1차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상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었지만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접하고 스스로 한라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전북 김제와 광주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 가운데 김제에 거주하는 28세 남성은 최근 대구를 여행한 뒤 의심 증상을 보이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31세 남성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해 접촉자로 분류된 뒤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서진우 기자 / 정슬기 기자 / 연규욱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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