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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윤건영 vs 김용태, 진성준 vs 김태우…靑출신 겨냥 野 `자객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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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D-50 / 윤곽 드러나는 총선 격전지 ◆

매일경제

4·15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단수·전략공천 등을 잇달아 확정하면서 속속 주요 격전지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 통합이 이뤄지면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간 양당 구도 속에 심상정 대표가 이끄는 정의당, 호남 기반 통합신당,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 등 '1여4야' 구도로 총선 윤곽이 형성됐다. 특히 3월 초 이후 여야가 전략공천을 추진 중인 지역구 50여 곳에 대한 후보자가 확정되면 총선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각 정당이 발표한 공천 결과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은 '을의 전쟁' 대진표가 일찌감치 짜였다. 급부상한 총선 격전지로는 일단 서울 광진을이 꼽힌다. 이 지역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선을 한 곳으로 24년 동안 보수당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부터 '험지 출마'를 공언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터를 닦아온 이곳에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여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다. 2017년 KBS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정계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본인 선거를 치르게 된 고 전 대변인은 프로필 촬영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 채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여의도에 복귀하면 곧바로 대선 후보군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여권 후보가 4번 연속 패한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통합당 의원이 5선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민주당은 이 지역을 전략 지역으로 분류했는데,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를 공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도 높은 후보 간 대결이자 '중견 정치인 대 경제 전문가' 구도가 그려질 전망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서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지원론 대 심판론'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후보로 '문재인 대통령 복심'이라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공천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한 통합당은 이날 당내 중진인 3선 김용태 의원을 대항마로 투입했다.

서울 강서을에는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통합당 우선추천지역 후보자로 결정됐다. 김 전 수사관은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이 지역에서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통합당은 또 서울 송파갑에 '검사내전' 저자 김웅 전 검사를 단수 후보로 추천했다. 김 전 검사는 새로운보수당을 통해 영입된 인사다. 추미애 장관의 '검찰개혁'에 반발하며 사직한 그를 앞세워 문재인정부의 '검찰 장악'을 이슈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매일경제

4·15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21대 총선을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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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로 공천이 확정된 서울 종로는 '종로 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단순한 지역구 의석 한 석이라는 의미를 넘어서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현재 대선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전 총리로서는 승리 외에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현재 열세로 분류되지만 남은 선거기간에 이를 뒤집는 결과를 내놓는다면 보수진영의 힘이 그에게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설령 패배하더라도 이 전 총리와 격차를 최소화한다면 향후 대권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인천은 친박(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인천 남동갑에 전략공천됐다. 이 지역은 박남춘 현 인천시장이 재선을 했고, 2018년 박 시장이 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후 맹성규 민주당 의원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아직 맹 의원 공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통합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분류된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역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며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에서는 안양 동안을이 '핫스폿'이 될 전망이다. 현역 의원만 4명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원내대표인 심재철 의원이 이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한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재정(민주당)·추혜선(정의당)·임재훈(무소속) 등 비례대표 의원 3명이 출사표를 냈다.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낙동강 벨트' 쟁탈전이 벌어질 중심지여서다. 민주당에서는 당 요청으로 경기 김포갑에서 출마 지역구를 변경한 김두관 의원이 나선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도 이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23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구 수성갑 김부겸 의원과 부산 부산진갑 김영춘 의원도 당선 여부가 주목된다. 이들은 수도권 재선 후 민주당 험지로 가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이번에 다시 승리하면 향후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김명환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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