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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대학들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총력 대응,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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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2주 이전 입국해 자율격리, "공항 픽업부터, 매일 발열체크, 개강 이후엔 온라인으로 수업"

교육부 중국 유학생 휴학 권고… 휴학생 늘면 '10년째 등록금 동결' 대학 재정 타격도 우려

국내 대학에 다니는 중국 유학생 입국이 이번 주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학들은 공항까지 가서 입국하는 유학생을 픽업해 자율격리 기숙사로 이동시키고,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매일 유학생들의 발열과 이동 동선을 파악하는 등 유학생 관리·보호 방안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교육부가 중국 유학생 휴학을 권고함에 따라 이들이 대거 휴학에 나설 경우 대학의 재정 타격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들은 올해 1학기 개강을 1~2주씩 연기한 가운데, 입국을 원하는 중국 유학생들에게 개강 2주 이전에 입국해 자율격리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중국 유학생들의 입국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 대학은 개강일을 기존 3월2일에서 9일이나 13일 등으로 1~2주 연기한 상태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중국인 유학생 7만여 명 3만여 명이 이미 입국했고, 나머지 3만8388명은 아직 입국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미입국 중국 유학생 중 절반인 1만9000명은 이번주부터 추가로 입국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학들은 입국 유학생에 대해 공항에서 격리장소인 학교 기숙사 등으로 이송하고, 학교 시설 외 거주하는 유학생에 대해 1일 1회 발열과 상태 점검,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 3330명 규모에 달하는 성균관대는 수원시 협조로 공항에서 유학생을 픽업하고, 기숙사 입실을 원하는 인원은 자연과학캠퍼스 기숙사에 1인 1실 입주시키고 있다. 학교 기숙사 입주 인원은 전체 인원 중 약 10% 정도로 학교는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인원은 학교 인근 원룸 등에 거주하게 된다.

기숙사 이외 거주하는 유학생에 대해서는 아르바이트생 10여명을 고용해 1인 1회 발열 체크와 현재 상태,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개강일을 3월9일로 연기하고 개강 이후부터 23일까지 2주간 중국 유학생뿐 아니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인 아이캠퍼스 플랫폼을 활용해 강의하기로 했다. 때문에 실제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는 시점은 3월24일 이후다.

경희대는 개강일을 2주 미뤄 3월16일 학기를 시작할 계획이다. 유학생들은 자율격리 기간과 학기 시작 전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늦어도 이달 26일까지는 기숙사 입소토록 하고 있다. 양 캠퍼스 내 기숙사 건물 각 1개 동을 중국 학생 격리 공간으로 마련해 화장실이 딸린 1인1실을 배정하고 도시락과 생활필수품도 지원해 외부 출입을 제한한다.

기숙사 내부에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체온계도 비치해 발열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 교직원들은 하루 24시간 기숙사에 함께 거주하면서 학생들을 관리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이달 28~29일, 한국외대는 27~29일 격리 대상 학생들을 기숙사에 입소시킬 계획이다.

대학들은 격리 기간 중 학생들의 고립감 등 심리 안정을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성균관대는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인문 도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서울편) 1권씩 나눠주고, 서울시립대는 유학생 20명씩 그룹으로 정하고 SNS 등을 이용해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서로 소통하도록 했다. 인천대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고, 한국 문화 이해와 한국어 실력을 돕기 위해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수 있도록 넷플릭스 이용을 지원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의 중국 유학생 보호·관리 방안이 현재 대학에는 별 도움이 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지난 21일 지자체와 중국 유학생 거주 지원과 기숙사 자율격리, 1일1회 발열체크 등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발표했으나, 아직 대학들과의 협의 일정조차 잡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모 대학 관계자는 "유학생 픽업과 방역 등에 전체 교직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발열체크 등을 위해 교직원과 일부 아르바이트생을 뽑아 1일1회 발열체크 등을 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지자체 등에 요청한 기숙시설 지원이나, 유학생 관리 인원에 대한 예산 지원에 대한 협의 계획은 뉴스에서만 들었다. 학교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학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전장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내가 근무하는 대학도 지난주부터 귀교 유학생들을 공항부터 픽업해 학교기숙사로 입실, 격리 관리, 지원하고 있다. 전담 직원들이 그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몇가지 문제를 들어본다"면서 △학교밖 원룸과 고시텔 거주 학생 관리 대책 없음 △중국 학생들의 대거 휴학신청시 재정적 타격 등을 우려되는 사항으로 꼽았다. 그는 "유학생 관리의 최일선은 대학이 맡지만 기초 및 광역지자체, 중앙정부의 대학과의 지원체계가 상당히 미흡하다"면서 "각 대학마다 휴학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15년간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은 상당히 취약한 상태다. 중국 유학생 등록그 수입 의존도가 큰 대학들이 받을 타격이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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