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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코로나19 변수에 멈춰선 한미훈련…북미엔 '숨 고르기'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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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보따라 대응' 여지 둔 北, 당분간 추가 도발 자제 전망

美도 대선정국에 대북이슈 부담…'도발도 협상도 없는' 상태 지속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한반도 정세의 핵심 변수로 꼽히던 한미연합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돌발 사태'로 전격 연기되면서 향후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27일 3월 초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미 군 당국은 별도 공지 때까지 연기한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세로 미뤄 사실상 전반기 훈련을 취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북한 기록영화가 소개한 판문점 북미정상회동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진로 따라 전진해온 승리의 해' 제목의 새 기록영화를 방영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9년 행적을 돌아봤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020.1.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사실 이번 훈련은 북미 협상의 정체 국면 속에서 꽉 막힌 한반도 정세의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점쳐졌다.

한미연합훈련이 향후 북한의 군사도발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작용하는 측면이 커서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5월부터 단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중저강도의 도발을 잇달아 감행했다.

북한이 내건 군사도발의 명분은 한미간의 다양한 연합훈련이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도 한미의 사소한 군사적 움직임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대외선전 매체를 통해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에 맞서 '충격적 실제행동'에 나서겠다며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까지 예고했다.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당 전원회의에서 "우리의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미국의 행보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여지는 뒀다.

이는 만약 이번 한미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북한으로선 군사도발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의미가 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슈로 훈련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북한이 굳이 불필요하게 미국을 자극할 이유도, 명분도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를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경제난 해소에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당·정·군을 총동원해 국가적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미국 역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북미협상에 집중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선 캠페인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한미군사연습으로 북한의 도발 이슈가 터진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훈련 연기는 코로나19 방역이라는 초유의 사태이긴 하지만, 북미 모두 내심 '반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한반도 정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론 2018년 한미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면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결실을 낸 정도의 '급반전'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한미훈련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상반기에는 최소한 북미 모두 당분간은 내치에 집중하며 상황 관리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군사훈련 연기는 상황관리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라는 변수에 의해 한반도 문제 관련 당사국 모두 상황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北 "한미훈련은 배신행위…수수방관 할 수 없어" (CG)
[연합뉴스TV 제공]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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