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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위장정당” 폄하→“비례정당 합의” 한달새 180도 바뀐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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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비례위성정당에 대해 "위성정당이 아닌 위장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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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위성정당인가. 위장정당이다."(지난달 16일 이해찬 대표) "우리도 방법이 많다."(26일 윤호중 사무총장)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27일 통과한 뒤 두달 여 만에 급변했다. 외곽의 갑론을박은 이제 당 중심부의 움직임으로 실체화했다.

선거법 통과 전인 12월 24일 당시 김재원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정책위의장이 비례한국당 창당 의사를 공식화했을 때 민주당은 "한국당의 극우 정당화가 위험수위를 넘었다"(이인영 원내대표)고 비판했다. 법 통과 당일 '비례 민주당'이란 이름의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가 중앙선관위에 접수됐을 때 민주당은 반응할 가치도 없다는 투였다.

같은 달 30일 박지원 당시 대안신당(현 민생당) 의원이 “집권 여당이기에 ‘우리는 하지 않겠다’ 하면서도 만지작거릴 것”이라며 “만약에 한국당이 만들면 (민주당도) 만드리라고 본다”(KBS 라디오 인터뷰)고 말했을 때도 수면 위 논의는 없었다. 선거법 통과 당시부터 민주당 내엔 "야권의 비례 위성정당 탄생은 필연적 결과"(김종민 의원)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민주당이 (위성정당 없이도) 총선에서 130석 이상은 얻을 수 있다"(친문 중진 의원)는 낙관론이 당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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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창당에 대해 "참 나쁜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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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월 말부터 분위기는 달라졌다. 여론조사업체와 당 자체 시뮬레이션 등에서 민주당이 '미래한국당'이 잠식한 비례대표 의석수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임미리 교수 칼럼 고발 등 악재가 쌓이고, 코로나19 사태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진단이 이어지면서 위성정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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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정당“→’뜻 모였다“, 입장 바꾼 민주당.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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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비례민주당 불가피성을 촉발시킨 것은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었다. 손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민주당이 나서서 선거법을 개정해놨는데 (보수 계열 위성정당 창당 등) 위험한 부분에 대해 일체 검토가 없었던 게 아닌가”라며 “(비례 정당을) 만들지 않고 그냥 있을 수 없겠다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윤 전 실장도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민심이 왜곡되는)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엔 이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의병이라고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우리가 어쩔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4선)은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 정당을 만든 미래통합당의) 이런 반칙 행위를 뻔히 보고도 당해야 되는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이원욱 전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례 민주당 창당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곽에서 시작돼 중심부로 전이된 비례 정당 움직임은 결국 26일 이른바 ‘마포 5인(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홍영표·전해철·김종민 의원) 회동’을 거치며 공식화 결의로 이어졌다. 26일은 4·15 총선 D-50일이다.

정진우·윤정민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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