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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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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드론과 VR로 독도를 만나다…"땅속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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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전=류준영 기자] [르포]지질자원연구원 '독도지반 안전성 연구팀…日, 연구팀에 "왜 왔냐, 썩나가라" 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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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가 드론(무인기)와 3차원(D) 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해 독도를 실제와 같은 VR(가상현실)로 재현했다. 이를 통해 독도의 암반균열 상태, 풍화 정도, 토층 침식 등 지표·지형·지질 공간정보를 얻을 수 있다/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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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이뤄진 섬 ‘독도’, 동도와 서도로 나뉜 약 187.554㎡ 면적의 독도 상공으로 드론(무인기) 2대가 동시에 떠오른다. 드론 아래에는 전기·자력 센서 및 지하투과레이더 등이 매달려 있다. 두 대의 드론이 계획된 경로에 따라 이동할 때마다 지상 본부 연구진의 노트북 모니터에는 3차원(D) 입체 모형의 독도가 마치 퍼즐 맞추듯 완성돼 간다. ‘3D 독도’는 마치 파스텔을 칠한 듯 위치별로 각각 다른 색상이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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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가 드론(무인기)와 3차원(D) 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해 독도를 실제와 같은 VR(가상현실)로 재현했다. 이를 통해 독도의 암반균열 상태, 풍화 정도, 토층 침식 등 지표·지형·지질 공간정보를 얻을 수 있다/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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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자원연) 대전 본원에서 ‘독도 지반 안전성 모니터링’ 연구 과정을 촬영·편집한 동영상을 기자와 함께 보던 방은석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독도의 지형을 3차원(D) 입체 형태로 완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 센서로 모은 데이터로도 땅 속 상황을 어느 정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를테면 ‘가’ 지점에 전기가 잘 통하는 것으로 나오면 이 지역 흙이 조밀하지 않아 땅속에 물이 차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싱크홀(지반침하)도 예상 가능하다. 옛날엔 지표·지형·지질 공간정보를 인공위성이나 항공기, 지상 조사 등을 통해 획득해 왔다면. 이제는 드론이 이들 영역을 점점 대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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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가 드론(무인기)와 3차원(D) 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해 독도를 실제와 같은 VR(가상현실)로 재현했다. 이를 통해 독도의 암반균열 상태, 풍화 정도, 토층 침식 등 지표·지형·지질 공간정보를 얻을 수 있다/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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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관광은 주로 관광객을 실은 여객선이 부두에 입항한 후 그 주변에서 20분간 사진촬영 등을 하고 떠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처럼 독도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고 부두 외엔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관광객들이 매번 불만을 터뜨려왔다. 독도 특산식물인 섬기린초, 섬초롱꽃과 제주도 ‘오름’과 같은 소형 분화구 등 독도만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민원이 정부 게시판에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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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가 드론(무인기)와 3차원(D) 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해 독도를 실제와 같은 VR(가상현실)로 재현했다. 이를 통해 독도의 암반균열 상태, 풍화 정도, 토층 침식 등 지표·지형·지질 공간정보를 얻을 수 있다/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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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선 먼저 독도 지질의 안정성을 검증해야 한다. 즉, 독도의 암반균열 상태, 풍화 정도, 토층 침식 등 지반환경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 독도는 지형이 험난해 이 같은 조사를 사람이 직접 할 수 없다. 이에 지질자원연은 드론을 통해 토층·지반계층 변화, 암반풍화모니터링 등을 2014년 착수해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1년에 두 번씩 촬영해 제작한 그래픽 모델을 년도 순으로 오버랩하면 독도의 지형변화가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우리 땅 독도지만 일본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터무니없는 억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자칭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개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시네마현은 일방적으로 독도를 행정구역으로 편입한 뒤 2006년부터 매년 '다케시마의 날'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우리 연구진이 겪은 말 못할 일화도 많다고. 박 책임연구원은 “배 타고 독도 갈 때마다 일본 측에서 ‘왜 왔느냐, 썩 나가라’며 윽박을 지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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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가 드론(무인기)와 3차원(D) 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해 독도를 실제와 같은 VR(가상현실)로 재현했다. 이를 통해 독도의 암반균열 상태, 풍화 정도, 토층 침식 등 지표·지형·지질 공간정보를 얻을 수 있다/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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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통한 지질데이터 수집은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다. 일단 고도의 센서가 줄에 매달려 있는 형태로 너무 빠르게 이동하면 앞뒤로 출렁거려 데이터 중복이 발생한다. 박 책임연구원은 “지면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가다 가속도를 중간중간 넣는 형태로 자동비행 프로그램 설계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길어야 20~30분 가는 배터리도 문제다. 수 km 면적을 모두 촬영하기엔 역부족이라 현지서 배터리 탈부착을 수시로 한다. 연구진은 최근 두 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수소 드론’이 나왔다는 소식에 알아봤지만 충전을 주로 외딴 험지에서 현장 연구자가 직접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도입계획을 접었다.



지질자원연은 최근 ‘3D 지질모델링 플랫폼’을 내놨다. 다양한 형태의 드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공유·분석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해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이 플랫폼을 가상현실(VR) 플랫폼과도 연동했다. 이를테면 몽골 A 지점에 지질·광물자원탐사를 가려는 대학 연구진이 있다면 이 플랫폼에서 해당 좌표를 입력, VR 화면으로 현장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산악인이라면 등산 경로를 확인해 보는 용도로 응용할 수도 있다. 박 연구원은 “특정한 위치에 지하수나 어떤 광물을 찾는다면 이 플랫폼을 통해 미리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대략 파악해 갈 수 있어 시간·비용 등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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