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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화요일' 움츠러들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존심을 회복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세론에서 다시 긴장 모드다. 텃밭에서조차 승리치 못한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이나 6000억원을 쏟아 붓고도 변변한 승기를 잡지 못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중도 하차설에 맞닥뜨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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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는 나 뿐"이라던 바이든, 존재감 입증…대의원 300인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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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일 미 14개주에서 치러진 2020 대선을 향한 미 민주당 경선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앨라배마 △아칸소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테네시 △버지니아 등 총 8개 주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시 됐다.
이에 비해 그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과 양강 구도를 그려온 샌더스 의원은 △콜로라도 △유타 △버몬트주 당 세 곳에서만 승리를 확정지었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15%의 득표율을 넘긴 후보들에 한해, 각 후보들의 득표율에 비례해 각 주에 배정된 대의원들이 할당된다. 따라서 첫째, 15%의 득표율을 넘기는 것이 중요하고 둘째, 대의원이 많은 대형주에서 큰 표차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경선에서 대형주로 꼽힌 곳은 캘리포니아(대의원수 415명), 텍사스(228명), 노스캐롤라이나(110명) 등이다. 이중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의 유력 승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CN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35%의 개표가 진행된 결과 샌더스 의원이 29.3%의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이어 바이든(19.5%), 블룸버그(17.5%) 순이다.
또 텍사스에서는 76%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2.2%의 득표율로 승기를 잡고 있고 샌더스(29.3%), 블룸버그(15.7%)가 그 뒤를 바짝 쫒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앞선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경선에서 2~5위를 기록하는 등 '트럼프 대항마'란 별칭이 무색할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지만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발판 삼아 재기에 성공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좋은 밤이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괜히 슈퍼화요일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자신의 승리를 미리 자축했다.
이어 "우리는 살아있고 실수하지 말아라"며 "이 선거 캠페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쫓아낼 것"이라고 말해 남은 경선에서도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오전 1시45분 기준 워싱턴포스트는 현재까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총 300명의 대의원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샌더스 의원(239명), 워렌 의원(17명), 블룸버그 전 시장(8명) 순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총 247명, 샌더스 의원은 179명의 대의원을 추가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슈퍼화요일 하루 동안 배정된 대의원 수는 총 1357명으로 전체(3979명)의 3분의1 수준이다. 민주당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되려면 과반인 1991명의 대의원 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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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 마신 워렌과 블룸버그, 슈퍼화요일 후 거취 결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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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사진=AFP |
이날 슈퍼화요일 결과로 고민에 빠지게 된 이들은 워렌 의원과 블룸버그 전 시장이다.
워렌 의원은 자신의 지역주인 매사추세츠에서 승기를 바이든(33.4%)에 내줬을 뿐 아니라 샌더스 의원(26.8%)에도 못미치는 지지율 21.7%를 확보하는데 그쳐야 했다.
CNN은 "워렌 의원의 고향에서의 부진한 성적은 여성,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 유권자들, 진보주의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잃었다는 것을 반영한다"며 "(진보성향의) 워렌과 샌더스 두 사람을 갈라놓았을지 모르는 유권자들은 샌더스를 강하게 지지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65세 이상의 유권자와 온건파를 데려갔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요한 승리 없이 워렌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더 어려운 길을 갈 수 있다"며 "이번 경선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령 사모아에서 1위를 기록한 것 외에 다른 주에서는 승기를 잡지 못한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해서도 혹평이 나온 것은 마찬가지다.
이날 폴리티코는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블룸버그 전 시장이 이르면 4일 중 경선에서 중도 하차할 것이라 보도했다. 이 말이 맞다면 그가 본격적으로 경선에 합류한지 하루 만에 자진 사퇴하는 셈이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 3일까지 광고에 쓴 돈만 5억6000만달러(약 6642억원)으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다만 블룸버그 측 캠프 관계자는 이같은 설을 일축하며 "블룸버그 전 시장이 이번주 후반 (다음 경선이 열릴) 미시간주와 플로리다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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