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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현금 바닥나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잘 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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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작년까지 현금 3000억 자신했지만 유동비율 '경고등'…"1분기 현금 대부분 소진" 자본잠식 이스타 시너지? "미래지향적 결정" [비즈니스워치] 안준형 기자 why@bizwatch.co.kr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공룡 LCC(저비용항공사)' 탄생의 기대감과 함께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이 예상될 정도로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데다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에 빠지면서 제주항공의 현금도 바닥나고 있어서다.

지난 2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497만1000주(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주당 가격은 1만964원이다. 작년말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가격은 695억원. 예정보다 한달가량 길어진 실사과정에서 인수가는 140억원 깎였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국내 최대 LCC가 탄생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제선 점유율은 제주항공 6.4%, 이스타항공 2.3%이다. 두 회사가 합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10.6%) 뒤를 바짝 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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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중장기 구조조정 효과보다 당장의 재무 부담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NH투자증권은 작년 이스타항공의 결손이 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이스타항공에 대한 증자가 불가피하지만 최근 제주항공의 재무상황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작년말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려가 나올때마다 제주항공은 "현금성 자산만 3000억원 보유하고 있다"며 자신감 있게 대응했다. 작년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563억원, 단기금융자산 2704억원 등에 근거해서다.

하지만 최근 빠르게 현금이 바닥나고 있다. 대신증권은 "제주항공의 올 1월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1분기 말에는 현금이 대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등 LCC 사장단이 최근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어떠한 자구책도 소용없고 퇴로도 보이지 않는다"며 긴급 건의문을 발표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다.

단기부채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별도 기준)은 작년 말 81.5%에 머무르고 있다. 일 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과 갚아야할 빚(유동부채)을 나눈 값으로 재무가 건전한 기업은 100%가 넘는다. 제주항공의 유동부채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7년 만에 단기부채 상환능력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현금이 바닥난 제주항공이 단기차입금과 회사채를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둡다. 신영증권은 올해 제주항공이 71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348억원보다 손실폭이 더 커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의 부실한 재무제표가 제주항공에 연결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딜은 여러가지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결정했다"며 "국내 최초 항공사간의 M&A만큼 당분간은 국토교통부의 승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 어떻게 경영전략을 만들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검토할 것"이라며 "인수금융 등 보안책을 다양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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