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성당동 대구광역시종합복지회관 안쪽 한마음아파트 입주자가 창문을 통해 바깥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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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서는 최초로 지난 7일 집단 격리(코호트격리) 조치된 대구 한마음아파트에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거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구시가 확진자 거주지 파악 등을 늑장 조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집단 격리 전까지 이 아파트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을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진실 공방으로까지 전개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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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1. 신천지 집단 거주, 대구시는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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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민 142명 중 4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주민을 전수조사한 결과 80명이 음성, 14명은 검사 진행 중이다.
조사 과정에서 이 아파트 거주민 94명이 신천지 신도로 드러났다. 한마음아파트가 시가 운영하는 시립 아파트다. 대구시에 따르면 한마음아파트의 입주 조건은 만 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다. 세대별 월 임대료는 최고 5만4000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대구시가 입주자 선발 당시 신천지 신도였는지를 알았느냐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가 입주 당시부터 신천지 신도 여부를 확인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 공무원 개입 의혹과 시의 신천지 특혜 의혹 등까지 나온다.
대구시는 입주민 대부분이 신천지였다는 점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지난 7일 "이 아파트는 종교와 관계없이 35세 이하 여성 근로자를 위해 시가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아파트"라며 "입주할 당시 주민들의 종교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9일 오전 tbs '김어준 뉴스공장'과 인터뷰한 박재형 대구MBC 기자는 "(입주자 선정 과정에서) 대구시 한 공무원이 입주자들에게 종교를 확인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다만 신청서에 종교란이 있었다고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시 입주자 선정 업무에 관여한 대구시 공무원이 신천지 신도인지를 조사해야 한다는주장도 제기됐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 목사는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한마음아파트의 경우는 신천지 신도들이 이곳으로 이주한 케이스로 보인다"며 "임대아파트라는 점에서 입주 심사 담당자가 신천지 신도는 아닌지 자격심사에 불법은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대구시와 함께 역학조사에 참여하는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서류상에 종교를 묻는 것은 없었고 (면접 등 구두 질문도) 지금 보니까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 입주 운영방식 특성상 대구시가 몰랐더라도 신천지 신도들이 집중적으로 이 아파트 입주를 노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 본부장은 "이 아파트가 준공된지 36년 정도 되다보니 시설이 노후해서 입주 희망자가 많이 적었다고 한다"며 "먼저 신청하면 들어가기가 유리한 방식이었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현재까지 알려진바로는 한마음아파트와 신천지 교회 직선 거리가 2km로 가까운 편이다. 효율적인 포교를 위해 일부러 교회와 가까운 아파트에 집단거주지로 노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향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정책국장(목사)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탈주자 얘기로는 신천지 교회 앞뒤로는 한꺼번에 모여 사는 합숙소 같은 게 있다"며 "여기 오래 살면 불편하니 국가에서 제공하는 구호 시스템 중의 하나인 근로자 아파트라든지 임대 아파트, 서민 아파트 등에 대한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나누고 공유하면서 순서가 되면 자격 요건에 맞춰 접수를 해 놓고 기다렸다가 빈 자리가 생기면 그리 간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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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2. 대구시는 왜 더 빨리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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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8일 오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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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확진자들이 대거 발생한 후 이 아파트를 왜 더 빨리 주목하지 못했느냐는 책임론도 제기된다. 한 아파트에서만 40명이 넘는 확진자가 등장한 데다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도 했는데 이 아파트에 대한 집단격리 조치가 늦었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대구시의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다. 이 사안을 최초 보도한 박 기자는 이날 라디오에서 "아파트 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며칠이 지나서야 코호트 격리가 됐다"며 "이런 일이 안 알려지니까 (제보자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대구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안 해 줬다고 한다"고 이 아파트 거주자인 제보자의 말을 전했다. 제보자는 신천지 신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박 기자는 이 아파트 최초 확진자가 대구 최초 확진자인 전국 31번 환자의 확진 다음날 등장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시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시가 매일 하는 브리핑을 보면 정말 작은 시설에서 한두 명 확진자가 나와도 확진자 동향과 특징 등을 다 조사해 발표했다"며 "그런데 아파트 집단 격리같은 것은 당연히 이야기해야 하는데 집단격리하고도 3일 후, 보도 이후 대구시가 브리핑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8일 대구시 브리핑에서 "확진자 한 명 한 명을 역학조사해 동선과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환경라면 미리 정확하게 알 수 있었겠지만 하루에 추가 확진자 수백명이 쏟아지는 상황이었다"며 "역학조사를 통해 연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는 지난 4일에야 한마음아파트가 신천지 집단 거주지였다고 파악했다. 민 본부장은 9일 라디오에서 "지난 4일에야 확진자들이 아파트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그 당일 바로 역학조사해보니 같은 주소지에 23명 확진자가 거주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중 12명이 신천지 교인 것 같다(고 알아챈 것이) 당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 본부장은 "검찰 같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명단을 그냥 요청할 수 없었다"며 "입주자 명단을 당일 바로 요청하고 거기 사는 입주자 명단을 신천지 교인 명단과 비교하니 92명이 집단 거주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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