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탈퇴' 박형민·김동규씨 공동 집필
가제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
박씨 "반사회적 집단 진실 알리려 책 썼다"
신천지 예배 모습. [인터넷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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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의 심장을 부수는 글이 될 것 같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박형민(24)씨가 지난 14일 본인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박씨는 "책 원고도 마감 중이고, 출판사 계약도 이뤄진 상태"라며 "기독교적 이단 논쟁보다 사회와 신천지를 비교하는 사회 운동의 관점에서 집필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에 몸담았던 박씨가 친구인 김동규(24)씨와 함께 다음 달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가제)』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책은 크라우드 펀딩(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 사이트인 '텀블벅'을 통해 제작된다.
박씨 등은 신천지 전국 12개 지파 중 가장 큰 규모인 베드로지파에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신천지의 실체를 고발하는 책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8월부터 원고를 썼다. 박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4년 신천지의 포교 활동에 넘어가 5년간 활동하다 탈퇴했다. 김씨는 2016년 '성경 공부를 해보자'는 박씨 제안으로 신천지에 발을 들였다가 뒤늦게 신천지임을 알고 3개월 만에 나왔다.
박씨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책을 쓰게 된 배경과 신천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들(신천지 교인)은 신천지의 부속품에 불과했다"며 "그곳을 이탈한 후 반사회적 집단의 진실을 알릴 실효성 있는 수단을 고민했다"고 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신천지의 속사정을 알리기 위해 책을 쓴 것이다.
지난 3일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인근에서 육군 31보병사단의 제독차량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 주변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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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이어 "신천지에 대한 자료는 많으나 대부분이 포교 방식에 대한 예방 교육이었다"며 "신천지 내부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일을 체계화해 알린 책이 없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이비 집단과 적대적 관계를 가지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이제 그들은 나의 사진과 정보를 그들의 대화방에서 광고하며 사단(사탄)이라고 말할 것이 뻔하다"고 했다.
박씨는 "이번 기회에 반사회적 종교사기 집단이 한국 사회 공공의 선을 위해 폐쇄되길 바란다"면서도 "신천지 내부에서는 또 선동과 날조와 거짓말과 왜곡을 통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책을 숨기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도 과정에서는 직접 비교해 보라고 말하나 입교 후에는 모든 외부 정보를 뱀의 독, 사단(사탄)의 미혹으로 여기며 검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곳(신천지)에서 생활하며 꽤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기록하고 저장해뒀다"며 "이곳저곳에서 올라오는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정보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사실에 의거한 내용임을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신천지에 있던 시간을 다시 말하는 것이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오히려 거짓임을 알고도 자신을 속이며 집단에 소속돼 있으려 했던 부끄러운 시간"이라며 책을 내기까지 느낀 부담감도 토로했다.
박씨는 "선한 영향을 끼치기 위해선 치부를 마주하고 도려내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이 책이)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고 그들이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재생산되는 것만이라도 막길 염원한다"고 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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