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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양낙규의 Defense Club'

[양낙규의 Defense Club]부대도 뚫리는데 철책까지 없애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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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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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제주해군기지에 이어 수도방위사령부, 진해 해군기지의 경계망이 민간인에게 연이어 뚫린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린 가운데 군은 전국 해ㆍ강안 경계철책을 철거할 방침이지만 군부대의 경계대비태세가 더 허술해질 것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7일 국방부에 따르면 수도 서울을 지키는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예하 중대급 방공진지에 A(57)씨가 침입했다.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A씨는 16일 오전 11시 46분께 진지 울타리 아래 땅을 파서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1시간 가량을 방공진지 주변을 활보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해당 부대는 B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경찰에 그를 인계했다.


지난 1월에는 70대 B씨가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무단으로 들어가 1시간 30분가량 배회한 사실도 알려졌다. 당시 군사경찰 3명이 위병소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A씨는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B씨는 1시간 30분가량 부대안에 돌아다니다 발견됐다. 진해기지는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에 민간인 기지 출입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에서 고의로 민간인 무단출입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계철책과 경계병까지 주둔하고 있는 부대마저 속속 뚫리자 국방부가 국방개혁 2.0에 일환으로 올해까지 추진중인 해ㆍ강안 경계철책의 철거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이 강원 삼척항에 우리 군의 제지없이 버젓이 입항한 '제 2의 해상 노크 귀순'이 언제든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올해까지 전국에 있는 해ㆍ강안 경계철책의 절반을 철거하기로 했다. 2018년 8월 기준 전국에 있는 경계철책의 길이는 300여Km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57%에 해당하는 170km는 모두 없애도 작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군은 "철거구간은 대부분 감시장비 보강이 이뤄지는 구간으로 현장에 실제 감시장비를 설치한 전투실험을 통해 감시사각지역이 발생하지 않도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이 올해 감시체계를 구축할 구간은 140여km다.


하지만 감시체계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는 발생했다. 지난 7일 제주 해군기지의 민간인 침입사건을 조사한 결과 사람의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경고음이 울리는 '동작 인식'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2월 성능저하로 인해 해당 CCTV를 신형으로 교체했지만 기존 프로그램과 호환이 되지 않았다. 감시장비를 보강하면 해ㆍ강안 경계철책을 철거에 문제가 없다는 군의 설명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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